◀앵커▶
요즘 많이 이용하는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료가 점점 비싸지고 있습니다.
가맹점과 이용자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배달앱 운영 플랫폼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많다 보니, 많은 지자체가 공공 배달앱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형 공공 배달앱 '대구로' 사업에는 지난 2년 동안 적잖은 세금이 투입됐는데 이용은 매우 저조해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심병철 기자, 직접 대구로 사용 실태를 취재해 봤다면서요?
◀기자▶
취재진은 대구 수성구에 있는 대구로 가맹점들을 찾아 실태를 조사했는데요.
한 커피전문점의 경우 지난 6월 7일부터 7월 6일까지 한 달간 매출 가운데 '대구로'를 통한 주문은 2건에 불과했습니다.
취재진이 주변 7곳의 음식점들을 확인한 결과 대구로를 통한 주문은 전체 배달 주문 가운데 평균 5% 수준이었습니다.
대구로 가맹 업주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대구로 가맹 업주▶
"'대구로'로 들어오시는 분들은 우리는 배민(배달의 민족)이 한 90이면 대구로 5, 그다음에 요기요로, (대구로는) 이렇게 안 들어와요."
가맹점에서 내는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 배달앱보다 70% 이상 싸지만 이용자가 거의 없다 보니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앵커▶
시민들은 왜 대구로를 외면하고 있습니까?
◀기자▶
민간 배달 앱들은 가격 할인 쿠폰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격 할인 쿠폰 제공에 드는 비용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높은 중개수수료 등에서 나온 수익으로 충당하며 이용자를 늘리는 겁니다.
'대구로'는 이용자를 모으기 위한 할인 행사 등을 위해 대구시로부터 절반 정도를 지원을 받고 있지만 한계가 많습니다.
예산 지원이 있으면 이용이 다소 늘다가도 예산이 바닥나고 할인 행사마저 못 할 때는 이용자가 급감하는 게 현실입니다.
꾸준히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대구로가 공공 배달앱으로 개발됐지만 플랫폼 소유권은 대구시가 아닌 민간 업체에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공공 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무턱대고 투입할 수는 없습니다.
소유권을 가진 특정 플랫폼 회사의 기업 가치만 키워준다는 특혜 논란 때문인데요.
대구로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규모만 커졌지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와닿는 혜택은 부족합니다.
◀앵커▶
그런데 대구시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기자▶
대구시는 2022년 10월 '대구로'를 전통시장 장보기와 꽃 배달 서비스, 택시 호출 서비스까지 넓히는 등 시민 생활플랫폼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운영업체와 계약한 '대구로' 운영 기간이 2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대폭 넓힌 겁니다.
그런데 투명한 진행을 위해 공모 절차를 거치는 다른 지자체들과 달리, 대구시는 훨씬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가는데도 공모 절차는 거치지 않았습니다.
대구시의회에서는 '택시앱 대구로' 등과 같은 사업 확장은 특혜라며 제동을 걸기도 했습니다.
육정미 대구시의원의 말입니다.
◀육정미 대구시의원▶
"이건 결국 특혜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시민을 위한다고 앞에서 대구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익성을 내걸고 특혜하고 있다. 지금 그럼 그 이유는 뭐냐고요."
◀앵커▶
특혜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면서요.
◀기자▶
대구시는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를 중단하고 지난 7월 3일부터 '대구로페이'를 발행했습니다.
할인 폭이 큰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구로'를 통해야 합니다.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편하다는 대구시의회의 반발이 일자 대구시는 65세 이상 노인 중 희망자에 한해 이전처럼 선불충전카드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없습니다.
2022년 '대구행복페이' 가입자는 77만 명, '대구로' 가입자는 6월 말 기준 48만 명입니다.
따라서 지역화폐가 '대구로페이'로 전환하면서 '대구로' 가입자는 단순 계산으로 약 30만 명 가까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민간 배달 앱이 신규 가입자에게 만 원짜리 할인 쿠폰을 주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로는 30억 원을 쓰지 않고도 30만 명의 가입자를 더 확보하는 셈입니다.
특혜가 의심되지만 '대구로' 운영회사 측은 처음부터 사업 확장을 계획했다며 부인했습니다.
대구시도 다른 지자체와 운영 형태가 달라 공모 절차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경상북도와 충청북도 등도 대구시처럼 홍보비만 지원하는 등 같은 운영 행태지만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어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대구로 특혜 논란이 갈수록 커지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와 운영 업체 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반론보도]'대구로' 집중해부 관련
본 방송이 2023년 7월, 8월 대구MBC 뉴스데스크 프로그램 등에서 ['대구로' 집중해부]라는 제목으로 공공배달앱인 '대구로' 사업자 선정과 운영 과정에 각종 특혜가 있었으며, '대구로' 운영사의 기업 분할 후 매각 가능성과 대구시가 이를 묵인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로 개발 및 운영사인 인성데이타 주식회사는 대구시의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거쳐 2021년 8월부터 '대구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왔으며, 회사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로 대구로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 배달앱 이용 실태조사에서 전국 공공앱 부문 대표주자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인성데이타의 합병, 인적 분할 절차는 기존의 건물, 자산, 인력 전부가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대로 승계된 것으로 회사의 매각 절차와는 무관하고 이를 대구시가 묵인하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