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과 몇 시간 사이에 500mm 물 폭탄이 쏟아진 포항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펜션과 공장이 무너지고, 크고 작은 산사태가 잇따랐습니다.
이규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펜션 단지 앞으로 흙탕물이 쉴 새 없이 흘러갑니다.
상류 쪽엔 펜션 건물 한 동이 흙탕물 속에 잠겨있습니다.
불어난 급류에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내린 겁니다.
◀최임수 목격자 ▶
"다리는 이미 떠내려갔고 그 옆에 펜션이 5~6동이 있는데 한 동이 무너지고 그랬는데 아주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역시 무너져 내린 지반 위에 공장 건물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6일 새벽 태풍 '힌남노'가 최고 505mm 물 폭탄을 쏟아붓자, 포항의 하천들은 순식간에 범람했습니다.
포항 대부분 지역이 물에 잠겼고, 특히 남구 냉천의 물이 넘치면서 인근 오천읍 중심가는 큰 강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차량 침수도 잇따랐습니다.
◀황욱명 견인차 기사 ▶
"도로 한복판이 물이 많으니까 견인차가 견인이 안 돼요, 아예. 그러니까 골목은 포기 상태죠."
"지금 시각은 오전 6시, 저는 지금 포항 상대동에 나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서 어디가 길인지 어디가 인도인지 분간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학교 뒤 야산이 무너져 내리며 주차된 차량과 건물을 덮칩니다.
토사가 차량을 순식간에 뒤덮는 장면이 근처 CCTV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아예 낭떠러지가 돼버린 언덕 위에 중학교 주차장과 부속 건물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김만호 포항 시민 ▶
"비가 워낙 많이 오다 보니까 산사태가 일어났는데 지금 현재 추가 붕괴 때문에 더 위험한 상태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차량 이외에도 이 흙더미 속에는 직원과 주민들의 차량 8대가 더 파묻혀 있습니다."
유례없는 물난리에, 해병대 1사단이 상륙돌격장갑차와 고무보트까지 동원해 구조 작업에 나섰습니다.
장갑차가 물살을 가르며 도시를 질주하다가 불어난 물에 고립된 시민들을 장갑차 위로 끌어 올립니다.
굴삭기 바구니에 사람을 태워 구조 작업을 벌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번 수해로 포항에서만 주택 8천 호와 상가 3천 호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이재민도 2천 명 넘게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큰데다, 도로 곳곳이 끊기거나 통제돼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