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영주와 봉화도 산사태로 8명이 숨졌습니다.
이들 지역은 산 비탈면에 개간한 밭이나 산속에 방치된 간벌목으로 인해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월 15일, 산사태로 집 안에 있던 60대 아빠와 20대 딸이 매몰돼 숨진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일부 주민들은 마을 뒷산 평탄화 작업을 거친 밭을 산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김동기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작업했던 게 한 500평 땅이 있는데 그게 밀려서 여기까지 다 왔잖아."
마을 뒷산을 300미터가량 오르면 수목이 적은 평탄지가 나오는데, 바로 옆 계곡물이 불어나면서 이 평탄지의 토사가 마을까지 밀려 내려왔다는 겁니다.
"산 능선부에서 시작된 산사태가 과거 산 경사면에 조성된 밭터를 쓸고 아래에 있는 마을을 휩쓸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밭이 완충지대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오는 등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송요명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산사태가) 상당히 높은 지점에서 발생이 안 됐겠나. 계단식 밭 비슷한데 그게 완충작용을 안 했나 싶습니다."
영주 삼가리와 같이, 산사태로 주민 2명이 사망한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도로가 유실되고, 공들여 가꾼 사과밭은 잡목과 돌덩이로 엉망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산림청이 숲 가꾸기 사업으로 하면서 솎아낸 간벌목 수십 톤을 숲속에 방치한 게, 폭우로 밀려 내려오며 하천 물길을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박향순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이거는 인재다, 당신네가(산림청이) 봄에 1월부터 시작해서 올여름에 치워도 시간이 넉넉한데 이걸 못 치워서 이렇게···이거는 인재다 그랬어요."
하지만 숲 가꾸기 간벌목이 아니라 야산에 일반적으로 버려진 잡목이 쓸려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영주 국유림관리소 측은 해명했습니다.
◀남부지방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 관계자▶
"확인하기로는 저희가 간벌한 묘목들은 현장에 있는 부분을 확인을 했습니다. 날씨가 좀 좋아지면 안에 들어가서 다시 한번 정밀하게 조사를 할 예정에 있습니다."
졸지에 이웃과 가족, 재산을 잃은 주민들은 이번 피해의 진짜 원인을 알고 싶어 합니다.
비가 그친 뒤에야 본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올 걸로 보입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