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4년에도 역전세나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금을 떼인 세입자들이 많습니다.
전세금 반환보증이 있는데도 반환보증금을 받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서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인지 손은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2024년 5월, 대구에 사는 최 모 씨는 아파트 전세보증금 4억 6천만 원을 떼였습니다.
2년 새 집값이 곤두박질치고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한 집주인이 돌려줄 돈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이사 갈 집을 계약해 둔 상황.
곧장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에 보증금을 대신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이런 사고 날까 봐 가입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만 믿었습니다.
그런데 넉 달이 넘도록 감감무소식, 받지 못한 보증금 등으로 달마다 200만 원 넘는 대출 이자를 부담하며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최 모 씨 전세 반환보증 처리 지연 피해자▶
"연락을 전혀 받지 않는 거예요. (서류) 보완 요청도 받은 적이 없고요. 지금 저희가 몇 번째 순서인지도 모르겠고··· 가지고 있던 예금이라든지 이런 걸 헐어서 쓰고 있는 상황인데···"
HUG 약관에는 서류 등 보완 요청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접수일로부터 한 달 안에 보증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류 보완이 필요한지 답변받기까지 몇 달이 걸릴지 모르는 겁니다.
2024년 7월 HUG에 전세금 반환을 신청한 박모 씨도 상황이 같습니다.
◀박 모 씨 전세 반환보증 지급 지연 피해자▶
"지금 5~6월 거를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10월인데. 5개월도 더 걸릴 수 있다고 하길래 내가 지금 한 달에 내는 돈이 얼마고 그건 그럼 다 보상해 줄 수 있냐, 하니까 그건 또 말 못 해준대요. 지금 내 보증보험이 정상적으로 되어 있냐는 것조차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더 불안해지죠."
전세금이 묶여 분양받은 아파트에 전입도 못 하고 신혼부부 대출은 거절당했습니다.
불어난 이자에 두 집 관리비까지 하루하루 피가 마릅니다.
이런 세입자 한둘이 아닙니다.
HUG 영남관리센터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한 세입자들이 모인 단톡방에는 3개월 넘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람만 100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역전세나 전세사기로 피해를 봤습니다.
공사 측은 "2024년 들어 영남권에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몰리면서 처리가 일부 지연되고 있다"라며 "기존 4명이던 담당자를 6명으로 늘려 대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증금 변제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세입자들은 HUG를 상대로 보증금 변제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