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같은 경우는 저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데 연기라든가 불꽃이 위로 올라가는 사진들밖에 없습니다. 산불이 났을 때 바람이 그렇게 세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일본의 여섯 배나 많은 헬기를 지금 운용하고 있는 겁니다. 헬기가 없어서 산불을 끄지 못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아니라고···"
2022년 3월 4일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된 산불은 213시간 만에야 꺼졌습니다. 전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소방공무원이 소집되고 소방 차량 3,450대에 헬기까지 총동원되었지만, 불씨는 울진군을 넘어 삼척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산불로 서울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숲이 사라진 것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산불을 대형 산불로 키운 원인이 산림청이 주장하는 강풍이나 진화 헬기 부족이 아니라 따로 있다는데요. 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홍석환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Q1. 최근 잇따른 대형 산불의 원인은?
우리나라 숲은 본질적으로 낙엽 활엽수림이 우점하는 그런 숲이 되거든요? 그런데 계속 숲에서 나무를 생산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소나무림이 정착하게 된 것이고요. 그다음에 산에서 나무를 생산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낙엽 활엽수림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낙엽 활엽수림의 경우에는 산불이, 대형 산불이 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대형 산불이 없어야 하는 나라가 맞는데요.
1998년 우리가 IMF로 98년부터 본격적으로 민간, 그러니까 공공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숲 가꾸기라는 나무 베기 사업을 했습니다. 하층에 있는 어린나무들을 베어내서 큰 나무를 좀 더 키우자, 이런 목적으로 했는데, 그때 당시 대체로 큰 나무는 소나무, 어린나무는 참나무를 포함한 낙엽 활엽수이었던 거죠.
그래서 큰 나무를 남기고 낙엽 활엽수를 베는 작업을 20년 넘게 하다 보니까 계속 소나무만 남아 있고 낙엽 활엽수는 다 사라진 거죠. 그래서 일부만 소나무가 남았을 경우에는 소나무림 일부 지역만 불타고 꺼져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소나무림이 유지되다 보니까 불이 한 번 나면 꺼지지 않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대형 산불로 이어지게 되는, 25년 가까이 되는 이런 소나무 중심의 산림 정책이 상당히 심각한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Q2. 대형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데...
산불이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와 기후 변화가 가장 유사한 다른 나라를 비교한다고 그러면 인접한 국가인 중국과 일본이 되겠죠.
일본 산림청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1970년대 중반에 8천 건이 넘었었어요. 1년에 일어나는 산불 건수가 근데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감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천4백 건 정도, 그 정도에서 이렇게 정체가 돼 있는 상태예요. 그렇다면 80% 이상이 발생 건수가 준 거거든요?
기후변화 기간에 일본은 그렇게 많이 줄었고요. 그리고 중국 같은 경우는 산불 발생 건수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인공위성 영상으로 분석을 했는데 이 영상 분석에서도 피해 면적이 급감합니다.
중국과 일본은 산불 피해 면적이 산불 피해 건수가 굉장히 빠르게 감소하는데 그런데도 왜 유독 우리나라만 산불이 증가하느냐? 이것은 기후 변화 때문은 아니죠.
Q3. 울진 산불 조기 진화 실패 원인이 강풍 때문?
울진 같은 경우는 저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데 분명히 초기에 발화 지점에서 약 300m, 500m 되는 차단선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서 차단했으면 아주 작은 피해가 될 수 있었는데 그걸 차단하지 못하고 넘어가서 큰불이 나게 됐는데 실제 바람도 그렇게 세지 않았었거든요? 자료로 봐서는 3월 9일 울진의 풍속 데이터를 보면 남서풍으로 최대 풍속이 4.5m/s 그 정도밖에 안 됐어요.
그러니까 바람 세기가 강한 게 아니었고요. 평균 풍속은 2m/s 후반대거든요? 그렇다면 거의 잔잔한 그런 바람이거든요?
그런데도 동해안까지 단 하루도 안 돼서 쭉 타갔고요. 동해안 끝에는 탈 숲이 없으니까 멈춘 거고 그다음에는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서서히 타 온 거죠. 거꾸로 타오니까 굉장히 서서히 타들어 간 거죠.
그래서 바람이 셌다고 하는 것은 실제 산불 영상이라든가 산불 사진을 보게 되면 바람에 의해서 이렇게 움직이는 그런 사진보다는 대부분이 바로 위로 올라가는, 그러니까 연기라든가 불꽃이 위로 올라가는 사진들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보는 것은 산불이 났을 때 바람이 그렇게 세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죠.
Q4. 대형 헬기가 부족해 조기 진화에 실패했다는데···
우리나라는 산불 포함해서 각종 재난재해에 투입되는 헬기의 대수가 118대인데요. 우리나라 산림 면적의 무려 4배를 가지고 있는 일본은 77대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위 면적당으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일본의 여섯 배나 많은 헬기를 지금 운용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지금 계속 산불 발생 빈도라든가 피해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계속 감소하고 있죠. 이것은 헬기가 없어서 산불을 끄지 못한다는 것은 일본과 비교했을 때 정확하게 아니라고 추론이 가능한 거죠.
Q5. 소나무가 왜 대형 산불의 원인인가?
산불이 나는 시기는 우리나라에서 겨울과 이른 봄에 산불이 많이 나죠
겨울과 봄에 활엽수 같은 경우는 잎을 달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에 소나무는 기름기를 많이 머금은 잎이 위에 달려 있죠. 계속적으로 상록수이니까 그래서 불이 붙으면, 바닥에 불이 붙으면 활엽수 같은 경우는 위로 불이 타지 않습니다.
태울 게 없으니까 바닥에서 타다가 서서히 꺼지게 되는데 소나무 같은 경우는 그 위에 잎으로 불이 붙게 되죠. 그래서 굉장히 큰불이 나게 되고요. 그 큰불이 공중으로 솟을 때 불을 피워보시면 아시겠지만 계속 불티가 튀거든요? 그 튀는 불티가 바람에 의해서 멀리 날아가게 돼요. 그래서 멀리 날아가면 거기가 소나무림일 경우에 또다시 거기에서 불이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약 길게는 2km 정도도 뛰어넘는 걸로 그렇게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Q6. 지리산 산불과 울진 산불의 차이점은?
"지리산을 비롯해 전국 5곳에서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오늘 오전 8시쯤 지리산 팔 부 능선 부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산림 0.3ha를 태우고 5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울진 산불이 계속 타는 와중에 지리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3월 초에 역시 같은 산불이 계속 타고 있는 시기에 산불이 발생했는데 이게 탐방로도 없고 일반인들이 들어가지 않는 깊은 숲속에서 산불이 났고요. 산불 발생 이후의 시간적 텀은 굉장히 길었습니다. 산불을 제어할 수 있는 만약에 이것을 울진과 비교해서 본다고 그러면 거의 지리산 전체를 다 태웠어도 무방한 그런 시간이었죠. 그런데도 피해 면적은 0.3ha밖에 안 되는 거죠.
이것은 울진은 이렇게 큰 피해를 보았고 거의 동일한 시기에 지리산은 피해를 보지 않은 것, 이것이 지리산 같은 경우는 숲을 베어내고 이런 것들을 안 한 게 벌써 50년이 지났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숲의 밀도도 굉장히 높겠죠. 탈것도 매우 많았겠죠.
그런데도 지리산은 산불 피해가 거의 없고 울진은 이렇게 크게 난 것은 산림청이 얘기하는 탈 물질이 많아서 우리 숲이 울창해서 그렇게 됐다는 것과는 정반대의 지금 결과를 보이죠. 그리고 접근로가 없어서 그랬다는 것도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는 거죠.
결국에 이 두 차이의 핵심은 숲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여기(울진)는 계속 소나무 중심으로 활엽수를 베는 작업을 한 것이고요. 이쪽(지리산)은 그대로 두니까 활엽수가 우점 하는 그런 숲으로 바뀌어 있는, 그런 두 차이에서 벌어지는 것이지 다른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초기에 났었던 불은 무조건 작은 불이죠. 그럼 이게 왜 계속 확산이 됐느냐를 살펴봐야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거기 확산의 원인이 있거든요? 확산의 원인 분석이 하나도 안 됐어요.
그냥 산림청이 얘기하는 헬기가 없다. 임도가 없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그래서 헬기 해야 하고 임도 만들어야 하고 불탔으니까 복구해야 한다. 아무런 분석도 하나도 없이 그냥 근거도 없이 4,170억 원이 산림청에 내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