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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의 근대 서화가, 희재 황기식 특별전

◀앵커▶
경산 자인 출신의 근대 서화가 '희재 황기식' 선생의 작품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희재 선생은 글과 그림에만 탁월한 게 아니라 독립운동가와 향토사학자로서 희생과 헌신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면모들이 그의 작품들을 더욱 빛나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권윤수 기자입니다.

◀권윤수 기자▶
민족 혼을 품은 금강산의 웅장한 절경이 12폭 병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길이 4~5미터의 금강산 기행도에는 비로봉과 보덕불, 장안사 등도 사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다양한 그릇과 꽃 등을 표현한 정물화는 다소 거칠지만 시원시원합니다.옅은 색의 묵과 호방한 필력을 바탕으로 한 8폭의 병풍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1905년 경산 자인 동부리에서 태어난 근대 서화가 '희재 황기식' 선생의 작품입니다. 그는 그림을 배운 적도, 특정한 대가의 화풍을 따른 적도 없지만,

산수화와 풍속화,사군자 등 다양한 주제의 그림과 서예에 능했습니다.

◀인터뷰▶황종현 팀장/삼성현 역사문화관
"희재 선생님은 문인화 집안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럴 때부터 서예를 꾸준히 연마했습니다. 그래서 그 영향으로 그림에서도 서예의 학풍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그의 작품이 더 빛나는 건 특별한 삶의 이력 때문입니다. 황기식은 대구고보, 현 경북고 2학년이던 1919년 3·1운동 당시. 선배들이 건넨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고향인 경산 자인으로 몰래 가져와 '3·18 자인 만세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일제에 체포돼 대구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습니다.

'금강산도' 같은 작품들에서는 민족 의식과 민족 혼을 고취하려는 열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황기식은 고향을 사랑한 향토사학자이기도 했습니다. 경산 자인지역의 역사와 문화, 경제, 행정, 군사 등을 기록한 지리지인 '자인현읍지'를 편찬하고 자인단오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인터뷰▶황인혜(한국화가)/황기식의 막내딸
"항상 저희 머릿속에, 가슴 속에는 우리 자인을 빼놓을 수가 없어요. 제가 화실 문을 딱 닫고 들어가면 고향 생각, 부모님 생각. 사실 그 두 가지밖에 없었거든요."

희재의 작품과 유품 120여 점은 삼성현 역사문화관에 기증돼 내년 8월까지 전시될 예정입니다. 

특히 희재 황기식 선생의 독립운동 사실을 뒷받침하는 국가기록원 자료가 최근 발굴돼 애국지사 등록 절차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권윤수 입니다.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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