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중고거래하실 때 개인 간에 직접 만나거나 택배를 통해 하는 경우가 많죠?
2024년 설 명절 연휴 동안 택배나 은행 업무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악용한 온라인 사기 중고거래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배송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가짜 송장으로 시간을 번 뒤, 돈만 챙기고 잠적해버렸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연휴 첫날 경북 구미의 이 모 씨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태블릿PC 새 상품을 3분의 2 가격에 판다는 글을 보고 연락했습니다.
판매자는 값을 더 깎아주겠다며 안전 결제 대신 개인 계좌로 입금을 유도했습니다.
바로 택배를 보내준다더니 돈을 받자, 명절 핑계를 대며 시간만 끌고 결국 연락을 끊었습니다.
◀이 모 씨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
"미리 한 번 물어봤는데 (택배) 접수는 된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셔 가지고 믿고 그냥 보냈는데 갑자기 돈 보내니까 명절에 가보니까 접수가 안 된다고···"
박 모 씨도 연휴 기간 같은 이름의 계좌를 가진 판매자에게 태블릿PC를 중고로 사려다 돈을 잃었습니다.
이번엔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찍힌 '가짜 택배 송장'으로 속였습니다.
◀박 모 씨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
"진짜 너무 똑같이 생겨서 당연히 보내신 거겠구나 하고 안심하고 의심도 안 했는데, 송장 번호가 계속 조회가 안 되더라고요. 설날이라 조회가 안 되는구나··· 그래서 기다리고 있다가···"
2024년 설 연휴 나흘 동안 같은 이름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 중고 거래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오픈 채팅방에 모인 것만 50명이 넘습니다.
태블릿 PC와 이어폰, 상품권 등 피해 금액은 1인당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합니다.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은행에도 연락도 할 수가 없고··· 저희가 생각할 때는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가입하잖아요, 할 수 있잖아요."
이뿐 아니라 명절 선물을 되판다거나 공연 티켓을 양도한다며 돈을 받고서는 잠적해 버렸다는 신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연휴 기간 택배 접수와 배송이 지연되고 은행 고객센터 연결이 어려운 점,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안 돼 경찰 수사 역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신고된 계좌 명의자를 확인하고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중고 물품을 살 때는 판매자 신원을 꼭 확인하고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게 좋습니다.
안전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금융 사기 방지 서비스를 통해 범죄에 쓰인 계좌인지 미리 확인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