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25 전쟁에 희생된 학도병을 찾는 노력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주에선 70여 년 만에 학도병 한 명의 신원이 확인돼 추념비에 새겨졌습니다.
학도병들의 행적을 직접 둘러보는 학생 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졌습니다.
임재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고등학교 학도병 추모비에 새로운 이름이 하나 새겨집니다.
학도병으로 참전한 고 김세환 일병이 72년 만에 모교에 돌아온 것입니다.
해마다 애타게 찾고 또 찾다가 학도병 신원을 확인한 가족은 눈시울을 적십니다.
◀김정자 김세환 학도병 누이▶
"감격했어요. 찾았잖아요. 자기 영혼이 왔잖아요. 영혼이 무주 구천으로 떠돌아다니다가 이제나마 학교 모교 교정에 자기 혼을 내렸으니까"
고 김세환 일병은 1950년 당시 중학생으로 안강 곤제봉 전투에 참전해 치열한 공방전 끝에 고지를 사수합니다.
전쟁의 반환점이 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뒤 그해 10월 5일 전사한 것으로 국방부 기록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주에서 학도병으로 참전한 학생만 320명,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학도병이 139명에 이릅니다.
경북도교육청이 마련한 '우리는 학도병' 특별 체험프로그램 경북지역 고등학생 5명이 72년 전 학도병들의 행적을 따라가 봅니다.
안동과 포항 전투 현장을 직접 보고, 안강 곤제봉 격전지와 상륙작전이 감행됐던 영덕 장사까지 둘러봅니다.
◀윤지인 포항예술고 2학년▶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렇게 잘살고 있고 본인의 목숨까지 바쳐서 희생했던 그때의 그 결과가 절대 헛되게 않게 살아가고 싶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김민석 경주고 2학년▶
"과거를 기억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뭔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똑같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 비석에 쓰인 이름의 숫자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경북도교육청은 학도병 체험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국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
"학생 신분으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학도병들의 입장이 되어서 여러분들은 어떻게 나라를 지킬 것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6.25 전쟁이 멈춘 지 72년 돌아오지 않은 학도병을 찾고 전쟁의 아픈 상처를 이겨내는 일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MBC 뉴스 임재국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