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년 전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는 초고압 송전탑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송전탑 건설을 강하게 반대했던 주민들은 억대의 소송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평화롭던 마을에서 가까이 지내던 이웃끼리 둘로 완전히 갈라지는 등 마을 공동체가 파괴됐다는 건데요.
10년 전 송전탑 반대 주민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한태연 기자입니다.
◀2014년 7월 21일 뉴스데스크▶
"한국전력이 오늘부터 청도에서 송전탑 건립 공사를 재개했습니다.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저항하는 과정에서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가고 9명이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기자▶
10년 전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마을에 갑자기 들이닥친 강제 집행은 마을 공동체 파괴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국전력이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34만 5천 볼트짜리 초고압 송전선로를 지으면서 시작한 주민들 간의 갈등은 강제 집행 이후 최고조였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마을 분위기는 완전히 둘로 갈라졌습니다.
◀이은주 10년 전 당시 송전탑 건립 반대 주민 대표▶
"저희 마을이 예전에는 10년 전에는 정말 한 가족같이 그렇게 생활했는데 송전탑이 들어서면서 서로의 의견이 달라지는 데, 같이 반대하던 사람들이 나가면서 그냥 조용히 나가는 게 아니고 반대하고 있는 사람한테 다 원망하고 나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었는데"
송전탑 건립을 반대하던 주민들을 서로 피하려는 분위기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은주 10년 전 당시 송전탑 건립 반대 주민 대표▶
"마을회관에 어떤 행사가 있어서 찾아가게 되면 그 분위기 자체가 왜 왔나, 왜 왔냐는 그런 식으로 시선 자체도 그렇고 또 할머니들만 가시면 거기에 있던 분들이 마을회관에 있던 분들이 그냥 다 나가신대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주민 사이의 갈등이 해소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은주 10년 전 당시 송전탑 건립 반대 주민 대표▶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공동체가 파괴된 지역은 깨진 접시와 같다고 생각해요. 절대 다시 합쳐질 수가 없는, 그런 보이지 않는 그런 선이 딱 그어져 있더라고요."
국가의 정책에 의해 필요한 사업이 마무리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파괴된 마을 공동체는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