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산 건고추를 국내산으로 둔갑해 전국 각지 공판장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 업자가 구속됐습니다.
국내산인 줄 알고 두 배 이상 비싼 값에 매입했던 도소매업자들이 큰 손해를 봤습니다.
김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안동시 외곽에 있는 한 고추 건조장입니다.
넓은 창고 안에는 작동을 멈춘 십여 대의 고추 건조기가 있고, 바구니에는 바짝 말린 고추가 쌓여 있습니다.
곳곳에서 발견된 묵직한 포대 안에도 건고추가 한가득입니다.
모두 중국산입니다.
◀조사관 (단속 현장)▶
"이 고추, 원산지 어디에요?"
◀유통업자 (단속 현장▶
"수입(산)입니다."
◀조사관 (단속 현장)▶
"수입(산)이에요?"
이곳 건조장에 들어온 값싼 중국산 냉동 고추는 건조를 마친 뒤 국산 건고추로 둔갑해 팔려나갔습니다.
국내산과 중국산 건고추의 시중 가격 차이는 2배 이상.
생고추를 말리면 한눈에 차이를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배정은 주무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영주사무소▶
"국내산은 생고추 상태에서 건조를 하기 때문에 형태가 살아있습니다. 중국산은 냉동 고추로 수입이 된 상태에서 건조를 하기 때문에 납작하게 눌리는 경향이 있고요."
10월 김장철을 노린 판매업자는 단 두 달 만에 22톤이 넘는 건고추를 팔아치웠고, 3억 원 가까운 수익을 챙겼습니다.
특히 전국 최대 고추 집산지인 안동을 피해, 비교적 소규모 공판장이 있는 영주와 부산, 전남 등지에 주로 판매했는데, 피해자 대부분 고추를 다량으로 구매했던 상인들이었습니다.
◀배정은 주무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영주사무소▶
"도소매업을 하는 상인들에게 범행을 함으로써 아무래도 피해 금액이, 피해자는 다수가 아니고 소규모일지 모르겠지만 이 개개인의 피해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피해 금액이 많이 컸던 (사건입니다.)"
다행히 경북 북부에서는 피해 상인들의 발 빠른 신고로, 가짜 국산 건고추가 재판매되는 2차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지난주 30대 판매업자를 원산지 표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