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대 정원 확대로 촉발해 일 년 내내 이어진 의료 공백 사태, 해가 바뀌었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전공의가 집단 이탈하는 등 의료계 반발에도 의대 정원은 대폭 늘어난 채 대학 입시 막바지까지 왔습니다.
2025년 의대는 휴학생 복학까지 더해져 2부제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걱정마저 나올 만큼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2025학년도 대입 정원부터 줄여야 한다, 이미 늦었다'
첨예하게 다투던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난 채 정시 모집이 시작됐습니다.
수시에서 충원이 덜 되더라도 정시로 이월하지 않아 선발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의대 정원은 3천여 명에서 1,500여 명 늘어난 4,567명을 뽑습니다.
2024년 휴학한 학생들이 복학한다면 1학년은 기존 3천 명에서 2.5배인 7,500여 명으로 늘어납니다.
이 인원이 유지된다면 의대 6년 내내 과밀 상태가 이어져 실습을 비롯한 정상적인 의료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입니다
◀의대 관계자▶
"누적돼서 2.5배 아니더라도 2배 되고 이러면 그 학년이나 그 밑에 학년들은 정말 수업이, 그건 말도 안 되죠. 강의실 못 들어갈걸요. 아마 2부제 해야 할 걸요."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 역시, 복귀할 조짐은 없습니다.
수련병원 모두가 중증 위주로 구조 전환하기로 했는데, 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의료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의대 증원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던 정부와 정치권이 와해하다시피 해 어떤 대화나 협상도 멈춘 상태입니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수석부회장▶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빨리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데 지금 정치적 상황이 누군가 정부 측에서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죠."
의료계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사협회는 공석인 회장 선거를 1월 8일까지 치릅니다.
5명이 출마한 가운데 의대 증원에 대해 2026학년도 모집 전면 중단과 단계적 축소 등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탄핵 정국에 정부 공백과 의사협회 회장 선거 등으로 현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대 교육 혼란과 의료 현장의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