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가까운 문화권에 자리한 베트남 역시 새해 분위기가 함께 하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경제적인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긴급 타전되고 있는 우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비상계엄 정국에 대해서 베트남 역시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교민들의 놀라움과 당황스러움, 걱정도 큰 상황입니다. 대구MBC 시사 프로그램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 역사교사인 남현정 대구MBC 통신원을 통해 베트남에서 바라본 우리의 상황을 짚어봅니다.
Q. 세계 각지 뉴스 현지 통신을 통해 직접 듣는 월드 리포트, 오늘은 베트남으로 가보겠습니다. 호치민에 계시고요. 남현정 통신원 두 번째 연결입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Chuc mung nam moi입니다. '새로운 해를 축하합니다'는 뜻이고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쓰는 새해 인사인데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 인사입니다.
Q. Chuc mung nam moi 이게 이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런 인사군요, 베트남에서. 어디에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맞이하셨어요, 남현정 통신원께서는?
A. 네, 저는 올해 호치민 근교 100km 정도 떨어진 바닷가 마을 붕따우라는 곳에 왔고요. 12월 31일 밤에 소박한 불꽃놀이를 보면서 2025년을 맞이했습니다.
Q. 베트남도 마찬가지군요. 한국도 잘 아시겠지만 불꽃놀이하고 제야의 타종 보고 하는데, 올해는 좀 잠잠하고 소박하게 새해 맞이를 했거든요. 베트남 어떻습니까? 새해 풍경 한국과 비슷한가요? 새해 맞이 풍습 같은 게 있는지요?
A. 네,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은데요. 제가 살고 있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수많은 시민들은 가장 시내라고 할 수 있는 1군 응우옌후에 거리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12시가 되면 다 같이 카운트 다운을 외쳐요.
그리고 사이공 강변 하늘 위를 수놓는 대규모 불꽃놀이와 함께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불꽃놀이가 끝나고 나면 대규모 수많은 사람들이 다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굉장한 장관이었습니다.
그리고 1월 1일 낮에는 나쁜 기운을 쫓고 행운을 부르는 의미에서 여러 가게들은 사자춤을 추는 팀들을 섭외를 해서 한 해의 복을 기원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중국처럼 가짜 돈을 태우는 이런 모습들도 볼 수 있었고 1월 2일이 되면 여러 가지 회사 같은 데서 시무식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Q. 새해 분위기가 지금 이미 물씬 납니까?
A. 네, 올해가 을사년 뱀의 해잖아요. 우리나라만 뱀의 해 을사년 이런 거 챙기는 게 아니라 베트남 역시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어서 거리 곳곳에 2025라는 숫자와 함께 뱀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데요. 우리나라처럼 60갑자와 12간지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2간지의 동물 중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경우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묘가 토끼잖아요.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토끼 묘가 아니라 고양이 묘 자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고양이 해가 있습니다.
Q. 2023년 그랬겠군요. 또 다른 게 어떤 게 있을까요, 다른 동물?
A. 그래서 고양이가 있고 또 소도 있긴 있는데 소가 형태가 좀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그런 소가 아니라 물소라고 하는 소를 사용하고요. 그리고 또 양도 염소로 바꾸어서 사용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은데 다른 모습이어서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역시 우리나라처럼 1월 1일보다는 음력설이 더 중요한 날이고요. 뗏이라고 해서 이제 곧 우리와 똑같이 음력 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서 가족들을 만나고 한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Q. 2025년 베트남 주요 관심사, 기대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네, 아무래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관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제가 기사를 좀 찾아보니까 베트남 기업, 10개 기업 중에서 2025년에는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8개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80% 정도의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이제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현지인들이 느끼는 물가 인상률도 급격하기 때문에 임금 인상도 함께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Q. 타국에서 또 새해 맞이를 하고 계시지만 교민들은 그리고 또 전 세계인들이 그랬겠습니다만 지난 연말 한국 상황을 보면서 참 안타깝고 걱정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의 여객기 참사, 현지 언론에서는 이 사고 좀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A. 네, 베트남에서도 여러 나라들처럼 그 항공기 사고 문제를 굉장히 많이 보도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팩트도 이야기하고 뿐만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들도 굉장히 많았는데요.
그래서 제가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좀 찾아봤는데 다양한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공항 활주로가 너무 짧은 것 아니냐, 콘크리트 벽이 왜 있냐, 그리고 조류 문제가 하루 이틀 문제도 아닌데 그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냐, 이런 분석 글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수많은 분들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고 추모한다고 하는 글들을 함께 남겨 주셨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함께 슬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사업이나 여행업 하는 분들도 걱정,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한국과 또 베트남 오가는 항공편도 많잖아요?
A. 네, 그렇죠. 많은 분들이 사고에 따른 충격으로, 특히 이번 항공사나 그리고 또 베트남도 저가 항공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저가 항공을 취소할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참 이게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방학 시즌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미 예약을 했을 텐데, 지금 이런 상황으로 여러 많은 분들이 또 취소를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니까 항공 업계나 여행업계는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Q.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좀 현지 분위기 좀 전해주세요. 많이 놀라셨죠?
A. 네, 비상계엄 때 진짜 저희도 계속 실시간 뉴스 보면서 정말 이거 어떻게 되는 거지? 진짜 너무 깜짝 놀라면서 뉴스를 봤었고요. 그리고 비상계엄 관련된 뉴스도 베트남에서도 많이 보도된 걸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비상계엄 관련된 뉴스에서도 댓글들을 좀 확인해 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비상계엄 관련된 뉴스들은 댓글이 전혀 없는 거예요.
Q. 여객기 참사와는 분위기가 다르네요, 댓글에.
A. 여객기 참사는 어쨌든 다양하게 사람들의 의견을 굉장히 많이 제시를 했는데···
Q. 막힌 겁니까, 혹시?
A. 정말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베트남어 선생님께도 물어보고 현지인 분들께도, 현지인 직원분들한테도 여쭤보고 했더니 베트남에서는 정치적인 기사는 댓글을 못 쓰도록 아예 막아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베트남 정부나 정치를 비판하는 글들을 SNS에서도 수시로 검열을 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아예 이제 막아둔 것 같았고요.
대신 저희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베트남인 인쇄실 주사님께 제가 들었던 얘기는 너희 나라 괜찮냐고 걱정하시는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서 현 상황이 좀 민망했습니다.
Q. 같이 인사 나누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A.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