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영주 무섬마을 내성천에서 악어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지 6월 22일로 열흘째입니다.
대구환경청과 영주시는 목격 지점 주변으로 수색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악어를 찾진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악어가 맞다면, 국내 유입이 비교적 잦았던 '두어프 카이만' 또는 '안경 카이만'이라는 종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주시 무섬마을 인근 하천에서 1m 길이의 악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6월 13일.
마을의 한 농민과 필리핀 계절근로자 4명은 퇴근길 내성천 다리 위에서 함께 물고기를 구경하다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악어를 봤다고 말합니다.
◀나젤 최초 목격자▶
"4개의 다리와, 큰 꼬리, 피부가 악어처럼 보였습니다."
이들이 악어를 목격하자마자 영주시청에 신고했는데, 그 사이 악어는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리고 열흘이 흘렀지만, 악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악어가 목격된 영주시 무섬교입니다. 습지를 좋아하는 악어의 특성상 영주댐이 있는 상류로 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하류를 따라 집중 수색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무섬교 주변으로 무인 센서 카메라 5대를 설치하고 영주에서 예천에 이르는 내성천 54km 구간을 특수 드론으로 하루 4번씩 탐색 중입니다.
◀전준현 악어 탐색 드론 기사▶
"악어가 1m 정도로 되게 작다고 해서요, 장애물을 피하면서 고도를 최대한 낮춰서 비행을 하고 있거든요."
목격된 게 악어가 맞는다면, 어디에서 온 걸까?
◀정길상 영주시 환경정책팀장▶
"이 근처에 악어를 키우는 농가나 동물 농장은 없는데··· 어디서 탈출을 했거나···"
악어는 크게 세 가지 종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목격자들의 구체적 진술에 비춰 볼 때,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엘리게이터 계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시용으로 많이 수입된 종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도민석 국립생물자원관 양서파충류연구사▶
"우리나라에 잦게 유입됐던 종 중에, '드워프(난쟁이) 카이만'과 '안경 카이만'이란 종이 있습니다. 엘리게이터에 속한 종이거든요.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진짜 많이 커봐야 1.5m (정도입니다.)"
또,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도 영하의 수온에서도 악어가 살아남은 사례가 있다며, 중생대부터 살아남은 악어의 생존력은 생각보다 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주시도 주민의 안전을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별도의 감시 인력을 무섬교 인근에 배치했습니다.
◀김재현 영주 무섬마을 주민▶
"(아내가) 매일 새벽에 운동을 나가요 백사장에. 혹시라도 악어가 나타나면 무서워하지 말고 조금 피한 상태에서 바로 전화하면 체포하러 나갈 수 있다고 (제가 안심시켰습니다)"
전문가들은 악어 발자국이나 배설물 흔적을 봤다면 촬영 후, 신고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안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