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월 8일인 어제 새벽 폭우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마을이 있는데다, 문화재 피해도 추가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복구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내일 새벽 다시 많은 비가 예보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가 퍼붓고 지나간 뒤 불어난 하천변.
유실된 도로를 복구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상수도망까지 망가지면서 먹는 물조차 끊긴 집이 이 주변에서만 50여 가구나 됩니다.
화물차에 생수를 실어왔지만 도로가 사라져 당장 마을 안으로 배달도 어렵습니다.
◀권영일 안동시 대곡1리 이장▶
"단수가 돼 있으니까 급수 자체가 가장 큰 문제고 또한 병원에 가야 한다든지 이런 부분은 전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빨리 이 도로 복구를 해서"
마을로 가는 유일한 길은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임도 뿐.
차로 20분 넘게 들어가자, 한 주택 마당에는 여전히 거센 물줄기가 흐르고 커다란 바위와 흙이 뒤섞여 있습니다.
마을 진입도로가 끊겨 임도를 통해 들어온 굴삭기 한 대가 겨우 복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집 안까지 들어찬 하천물에 밧줄을 부여잡고 대피해야 했던 주민은, 집에 돌아와 엉망이 된 살림살이와 텃밭을 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권순늠 안동시 대곡2리▶
"저거 보세요, 한번. 저거 전부 다 못 쓰게 생겼잖아요. 농작물도 이거 뭐, 마당이라고 볼 수가 있겠나요? 빨리 좀 해줬으면 싶어요."
산비탈에 있는 집들도 옆 전봇대가 쓰러지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졌지만, 아직 복구 장비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김두래 안동시 대곡1리▶
"삽살개는 따라오다가, 물이 허벅지까지 찼어요. 이러면서 개는 떠내려가고 집에 와보니까 가재, 싱크대 이런 것도 떠내려가고"
집계가 계속되면서 피해 규모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경북북부를 중심으로 910여 헥타르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신고됐습니다.
영양에서는 주택 반파가 5곳, 영양, 안동 등에서는 주택 침수가 3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문화재 피해도 안동에서 4건이 발생했습니다.
도지정 문화유산인 안동민속촌 초가토담집 뒤로 사면이 유실되면서 임시로 장막을 설치했습니다.
송현동 임천서원은 토사 유실로 담장이 무너졌고, 국가민속유산인 하회마을 내 도랑이 범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폭우 피해를 제대로 수습하기도 전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일 새벽을 기해, 안동과 상주, 예천 등 경북 14개 시군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령됐습니다.
내일 오후까지 많은 곳은 150mm 이상의 비가 내리겠고, 특히 새벽 사이 시간당 30에서 50mm의 거센 비가 집중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현재 안동 436명, 영양 187명 등 도내 1,165세대 1,642명을 사전 대피시켰고 13개 시군, 1,710개 마을에서 마을순찰대를 가동해 상황을 주시 중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