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미 시설 현대화사업에 들어간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대구시가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하고 연구 용역을 추진합니다.
10여 년 동안 갈등을 빚다 겨우 마침표를 찍은 문제인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입니다.
권윤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권윤수 기자, 도돌이표처럼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네요. 또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고요?
◀기자▶
대구시가 북구에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옮기기로 하고 관련 연구 용역을 추진합니다.
대구시는 민선 8기 첫 추가 경정 예산에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2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을 공약했기 때문인데요.
2007년, 2012년, 2015년에 이어 관련 용역만 이번이 4번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진행하는 현대화 사업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현대화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면 지난 2018년에 결정됐습니다.
대구시가 상인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여러 차례 논의한 끝에 합의한 건데요.
국비 180억 원, 시비 624억 원 지방채 발행 271억 원 등 총사업비 1,075억 원을 들여서 상가를 넓히고 주변 터를 사들여 신축할 예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상황을 보면 주변 부지를 사는데 이미 440억 원을 썼습니다.
국비 180억 원을 받기로 했는데, 4억 원을 받아서 사용했습니다.
현대화를 중단하면 국비를 반납하고 앞으로 5년 동안 관련 공모 사업에 응모할 수 없습니다.
부지 매입에 들어간 440억 원은 환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도매시장 용도로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법령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다시 양도해야 한다고 대구시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전임 시장 사업을 뒤집은 것인데 행정에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것 아닙니까?
◀기자▶
도매시장 법인과 종사자들은 혼란에 빠졌고 담당 공무원들도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도매시장이 있는 매천동 일대를 중심으로 대구 북구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물건을 사들여 장사하는 상인이나 식당 주인 등은 시장이 멀어지면 당장 운송료가 더 들고 불편하기 때문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도매시장 종사자나 소비자들이 주변 상가도 함께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낙수 효과를 누렸던 일대 상가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대구 북구의회가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북구의회는 "조만간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이전 검토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행정 불신을 초래하면서까지 논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지역 간 갈등을 야기하면서까지 바뀔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농수산물도매시장과 관련해 10년 넘게 갈등과 논의가 지속됐습니다.
어렵게 결정된 시설 개선 사업이 하루아침에 뒤집히면서 다시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