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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외신도 놀란 대한민국 역대급 저출생···해결의 키워드는 결국 '노동 문제'


외신도 놀란 역대급 저출생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잠정 통계를 보면 2023년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역대급' 저출생을 기록했습니다. 

출생 신고를 아직 하지 않은 미신고를 감안해 추정한 잠정치이긴 하지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기록이었습니다.

대구 한 해 출생아도 만 명 아래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태어난 아기 수가 19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2023년 대구에서 태어난 아기는 9,400명으로 2022년 10,134명보다 734명, 7.2% 줄었습니다.

대구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 2012년 21,472명에서 2013년 19,340명으로 1만 명대로 내려온 뒤 줄곧 줄었습니다.

2023년 경북에서 태어난 아기는 10,200명으로 2022년보다 1천여 명, 9.8% 줄었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대구 0.76명, 경북 0.9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에서는 달성군 1.03명, 군위군 1.08명, 경북에서는 김천시 1.06명, 영천시 1.19명 등 8곳에서 1명을 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2023년 태어난 아기는 23만 명, 합계 출산율 0.72명으로 역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져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0.7명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쏟아진 정책에도 백약이 무효···돌파구는?

이어진 출생아 수 감소에 오는 3월,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대구 3곳, 경북은 27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육아정책연구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4년 뒤인 2028년에는 대구에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3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농촌에서 아기 울음소리 듣기 힘들다는 말이 있었지만,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농어촌 등 특정 지역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문제가 됐습니다.

그동안 각종 정책이 쏟아졌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 영향으로 줄어든 결혼이 다시 늘어난 영향이 반영되는 2026년 이후에는 다소 출생아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통계청은 "혼인 건수가 늘어난 부분은 출산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반등의 여지에 대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이전보다 강한 사회 분위기도 감안해야 할 텐데요.

통계청은 30대가 출생률에 많은 영향은 미친다면서 정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20대 후반은 출산율이 너무 감소해 있고 30대 초반, 30대 후반이 어떻게 보면 향후에 좌우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적인 방향이 어떠냐에 따라서 1명대까지도 회복할 수 있고 덜 갈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심한 경쟁, 젠더 격차···결국 노동 문제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분위기, 구조가 아이를 낳고 키우기 주저하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경쟁적이고 능력주의 위주의 사회라는 것 그게 하나가 될 것 같고, 그다음에는 젠더 격차, 이게 아무래도 지금까지도 굉장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보니까 여성에게 부과되는 그런 돌봄 부담이 너무 큰 게 아직도 기정사실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가 같이 나누어서 아이를 돌보려고 해도 경직적인 조직 문화 이런 것들이 부모들의 이런 일·가정 양립을 굉장히 힘들게 하는 거죠. 그런 결과로 결국은 이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굉장히 힘든 데다가 주거비, 교육비 문제 이런 것들이 더욱더 어렵게 하다 보니까 결국 총체적으로 초저출생이 지속되는 이런 현상들을 낳은 것 같아요."고 말했습니다.

요즘 청년층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과거처럼 어느 나이쯤 되면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꼭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줄었겠지만 취업하기 힘들고, 집 값은 비싸고··· 어쩌면 결혼과 출산도 '결심'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워도 조직,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엄마, 아빠가 지장 없이 일할 수 있다고 사회가 확신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취업과 주거, 교육비 등 복합적인 원인 중에서 결국 '노동'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고 가장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출산축하금, 아동수당 등 현금성 지원을 넘어 대구와 경북에서도 출산 연령 고령화에 따른 난임 시술 지원 확대, 마을형 돌봄 등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정책을 세분화 하고 있는데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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