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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 교사 감독 소홀' 어린이집 원장도 유죄

◀앵커▶
어린이 10명이 집단 학대를 당한 영주의 한 어린이집 사건, 첫 보도 이후 2년이 지났습니다.

1심에서 학대 교사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감독 의무가 있는 어린이집 원장이 무죄를 받아 논란이 일었는데, 항소심에서 이 판단이 뒤집혔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학대 행위를 더 일찍 발견했을 거라며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해 아동 부모들이 경찰 고소 뒤 늦게나마 약 두 달 치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보한 건 2022년 1월.

학대 교사는 아이들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의자를 강제로 빼내 엉덩방아를 찧게 했습니다.

발로 차기도, 이마를 젖혀 강제로 우유를 먹이는 장면도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법원에서 인정된 학대 행위만 무려 74차례.

피해 아동은 10명에 달했습니다.

◀김00 피해 아동 엄마▶
"저희 아이도 늘 이런 말을 해요. '엄마, 혹시 선생님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라는 말을 해요, 저희 아이는. 사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가슴이 무너지더라고요."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 처벌법을 적용해 교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원장으로서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겁니다.

그런데 이 판단이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뒤집혔습니다.

대구고등법원은 피해 아동 부모들이 CCTV 영상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학대 범행을 발견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학대 횟수나 기간에 비춰볼 때, 원장이 교사들 행동을 조금만 더 주의 깊게 관찰했다면 학대 행위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습니다.

◀오00 피해 아동 엄마▶
"그렇게 (CCTV) 영상만 틀어놔도 볼 수 있는 학대인데,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좀 창피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이 그냥 자기(원장)는 전혀 죄가 없다고.."

항소심은 원장이 평소 교사들을 상대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나 감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지 않은 점도 꼬집었습니다.

특히 보육 기관의 관리자를 함께 처벌해 학대 예방의 효과를 높이고자 한 아동복지법의 입법 취지에 비춰 볼 때 원장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김00 피해 아동 엄마▶
"이게 맞지 않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기는 했어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원장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도 구속되지 않았던 가해 교사는,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이 유지되면서 법정 구속됐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CG 황현지)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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