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4대강 보로 막혀 거대한 물그릇으로 변한 낙동강에서 여름마다 녹조가 되풀이되고 있는데, 겨울에는 철새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독수리와 재두루미 그리고 흑두루미 등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이 새들은 공통적으로 넓은 모래톱이 있어야 한다"며 "사방이 훤히 트인 곳에서 삵과 같은 천적 등의 공격으로부터 피할 시간이 있어 안전하게 몸을 쉬어갈 수 있기 때문인데, 지금 낙동강은 보로 인해서 모래톱이 모두 강물에 수장된 상태다. 이들이 마땅히 쉬어갈 곳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겨울철 보를 개방하면 모래톱이 드러나고 그 모래톱에서 이들 법정보호종 겨울 철새들이 안전하게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합천창녕보 상류 경북 고령 개진면 낙동강 변에 찾아오는 겨울 철새 독수리는 모래톱이 없어 마땅히 쉴 곳이 없고, 칠곡보 상류 해평습지엔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찾아왔지만 보로 인해 모래톱이 사라지자 그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흑두루미는 아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환경단체는 보 개방이 철새의 개체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몇 년째 경북 고령 일대에서 독수리 먹이 나누기를 하고 있는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이자 낙동강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지난겨울까지는 합천창녕보를 개방해 합천창녕보 상류에 드넓게 드러난 모래톱에서 독수리 먹이 나누기를 했지만, 올해는 윤석열 정부에서 수문을 전혀 개방하지 않아서 낙동강에선 독수리들에게 안전하게 먹이를 나눌 곳도 없고, 이들이 안전하게 쉴 곳 또한 없다"며 "지난해처럼만이라도 합천창녕보를 개방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겨울 철새들도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칠곡보 또한 굳게 닫혀 있어서 철새 도래지로 유명했던 해평습지가 물에 잠겨 있습니다.
그나마 해평습지 최상류 감천 합수부에 드러난 모래톱이 있어 올해 그곳에 재두루미 54개체가 찾아와 월동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필요한 때라고 얘기합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겨울 한 철만이라도 낙동강 보를 개방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어차피 농한기여서 농업용수도 필요 없는 시기라서 겨울 한 철만이라도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서 드넓게 드러난 모래톱에서 독수리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같은 귀한 겨울 철새들이 안전하게 몸을 쉬었다가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