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동해안에서도 2024년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 어류가 3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양식장들의 경영난이 심각한데요.
이에 대비해 가입한 재해보험이 불합리한 보상 기준 탓에 반쪽짜리로 전락한 데다 정부 재난 지원금마저 충분하지 못해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2024년 여름 경북 동해안 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어류는 포항 266만 마리 등 총 300만 5천 마리, 피해 금액도 27억 원이 넘어 역대 최대입니다.
양식 어민들은 이럴 때를 대비해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치어 보상이 없는 반쪽짜리 보험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이태형 포항양식협회 부회장▶
"치어 (마릿수)만큼 계산해서 금액을 다 따져서 보험에 다 가입했는데 현실적으로 치어를 보험 보상받아 본 사례가 아직 없어요. 우리 지역에서…."
보상을 받으려면 치어의 경우 50그램 이상이어야 하는데, 경북 동해안의 양식 어종인 강도다리와 넙치는 현실적으로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매년 4월에 치어를 들여다 10월까지 6개월은 키워야 50그램이 넘는데 고수온 피해 발생 기간은 8~9월이어서 애초부터 보상 기준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이태형 포항양식협회 부회장▶
"입식 신고가 되어 있으면 그 기준에서 보험 보상을 해줘야 실효성이 있고 모두들 가입을 하는데 현재 상황에선 보험 가입해서 실효성 있게 하기가 힘든 거죠"
또 20~30센티미터의 중간 크기 고기를 치어로 분류해 턱없이 낮게 보상하는 것도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입니다.
여기에다 정부의 재난 지원금을 5천만 원 한도에서 재해보험 보상을 제외한 차액만큼만 지원해, 실질적인 피해 복구에는 역부족입니다.
◀이태형 포항양식협회 부회장▶
"(재난 지원금) 5천만 원 받으면 다 끝이라면 치어를 사서 3개월만 키워도 대략적인 경비가 2~3억이 드는데 복구하기가 요원한 거죠"
지자체들도 현장의 지적에 따라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정부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포항시청 관계자▶
"(지자체) 고수온 담당자들이 모여가지고 논의하는 토론회가 있어요, 매년. 그때 50그램 이상뿐만 아니라 50그램 미만 치어들도 (보상에) 반영될 수 있게 의견을 냈던 걸로"
이렇다 보니 정부 정책보험인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의 가입률은 수년째 3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도 재해보험료 지원과 고수온 특약 품목 확대 등 지원 강화책을 내놓았지만 보상 기준 완화 등 과감한 개선책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양식장의 고수온 피해는 빠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그래픽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