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 값의 기준이 아파트 가격이 될 정도로 아파트는 가장 일반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았습니다.
편리하고 기능적인 생활공간이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50년, 백 년 뒤에도 그 가치가 이어질까요?
이런 물음에 하나의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경북도의 '천년건축' 프로젝트 인데요.
변하는 시대상에 맞춰 새로운 복합 생활 공간을 지향하는 '천년건축'을 김철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수백 년을 이어오고 있는 한옥은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양식 같은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의식주가 이뤄지는 공간이면서 고택이 자리한 지역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존과 활용 가치는 매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7백 년, 8백 년 전부터 사람이 살고 있는 양동마을과 하회마을처럼 한옥의 멋을 살린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을 짓자는 것이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천년건축'의 핵심입니다.
◀현택수 경상북도 총괄 건축가▶
"천년건축은 건축 자체가 천년을 버텨 갈 수 있는 것을 맨 처음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저는 더 중요한 개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떤 건축의 가치가 우리가 천 년 동안 간직 혹은 천 년 동안 유지하면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 정도의 수준 그래야 천년을 갈 수 있는 생명력을 갖지 않겠느냐."
천 년을 간다는 상징적인 생명력을 담보하는 가치로는 환경성, 자연의 요소를 얼마나 잘 반영해서 지속 가능한가가 첫 번째.
두 번째는 고유성, 건축물이 들어설 지역의 지리적 자연적 역사 문화적 가치를 얼마나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반영할 것인가.
세 번째는 유연성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생활공간의 변화를 따라가는 가변성과 유지 보수가 가능한 건축물,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경북도는 각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반영한 환경친화적인 설계와 자재를 사용해 모두 8군데 시군에 일명 '천년마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포항과 경주, 문경, 성주는 삶과 문화가 결합한 정주형, 김천, 구미, 고령은 일자리와 연계한 주거형, 경산은 예술인들을 위한 특화 마을을 조성합니다.
고령토를 주원료로 일반 벽돌보다 두세 배 강한 강도로 만든 흙벽돌과 겹겹이 가공한 육송 같은 목재, 특수 피복 처리를 한 철골 구조물, 이렇게 세 가지 자재를 기본으로 건축물을 짓되, 배관이나 바닥 교체 등이 쉬운 구조로 짓는다는 계획입니다.
59만 제곱미터 땅에 3천억 원의 국비와 도비, 시군비가 투입되고 공공 개발 또는 공공과 민간 복합개발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경북도는 도청 신도시 2만 8천 제곱미터 땅에 480억 원을 들여 45세대 규모의 'K 과학자 마을'을 내년에 완공해 '천년마을'의 모델을 제시합니다.
◀김태일 경상북도 건축디자인과 과장 ▶
"최고의 건축가를 모시고 설계를 했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고 8개 시군을 동일하게 유명 건축가들,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를 모셔서 하면 8개 시군이 연계한 관광 상품화도 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삶과 일자리, 역사 문화를 담은 '천년건축' 프로젝트는 지어진 건축물 자체로의 가치와 더불어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 가치를 더하는 공간 조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MBC NEWS 김철우입니다. (영상편집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