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4일 만에···대구 선별진료소 역사 속으로
42만 500건.
지난 4년간 대구 달서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진행한 코로나 19 전체 검사 수입니다.
이 선별진료소 곳곳에 운영종료 안내가 붙었습니다.
코로나 19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선별진료소는 12월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2020년 1월 28일, 대구 코로나 19 선별진료소가 문을 연 지 1,434일 만입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3초만. 네, 다했습니다"
운영종료 3일을 앞둔 선별진료소는 여느 때와 같았습니다.
12월 29일 오전 11시. 코로나 19 PCR 검사를 하러 온 60살 이상 어르신과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만났습니다.
이의수(대구 달서구) "병원에 출근할 때마다 여기 와서 검사하고 했는데 조금 아쉽습니다. 비용도 안 들고 국가에서 해서 좋았거든요."
익명을 요청한 어르신도 "집에서 가까워 증상이 있을 때마다 혹시나 해 선별진료소를 찾았었다"며 "왔다 갔다 하면서 꽤 정이 들었는데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2년을 꼬박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 정은영 씨.
보건소에서 금연 상담 업무도 하고, 대학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선별진료소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지친 순간도 있지만,
정은영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직원 "저희가 더운 여름날 방호복을 입고 일을 시작해야 하니까 더위에서 사투를 벌였던 점이 너무 힘들었고요."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에 다시 힘을 냈습니다.
정은영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직원 "지나가는 주민들이 힘내시라고 고맙다고 따스한 말 한마디와 동료 직원들의 격려로 그 어려움을 잘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이의수(대구 달서구) "너무 친절하게 잘하시고 너무 고맙고, 애 많이 잡쉈어요. 추운데 항상 나오셔 하시느라고. (운영이 끝나) 좀 아쉽습니다."
선별진료소, 문 왜 닫나요?
검사를 받는 이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2021년 6월 달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줄줄이 확진자가 나온 다음 날,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 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5천 5백여 명이 찾았습니다.
긴 줄은 달서구청 청사를 두 바퀴 돌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코로나 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하향되고 선별진료소를 찾는 발길도 뜸해졌습니다.
전국 선별진료소의 하루 평균 검사 수는 4월부터 6월까지, 47,914건에서 10월 8,390건으로 82%가량 줄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일반 의료체계 안에서 코로나 19를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19 검사, 앞으로는?
코로나 19 검사는 오는 1월부터 먹는 치료제를 처방하는 의료기관에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먹는 치료제 처방 기관은 아래 사이트에 찾아볼 수 있습니다.
(https://ncov.kdca.go.kr/static/pclinic9.html)
고위험군에 대한 검사비 지원은 유지합니다.
60세 이상 어르신, 12세 이상의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 고위험 입원 환자 등은 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환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지정 격리 병상도 12월 31일 해제됩니다.
코로나 19 환자 대부분이 일반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겨울철, A형 독감 등 호흡기 감염이 동시에 유행함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단계는 '경계' 수준을 유지합니다.
보건소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완희 달서구보건소장 "질병의 예방 관리라든지 고혈압, 만성병 관리라든지 절주, 금연 사업 등 건강행태 개선 사업 등 보건소 본연의 기능 회복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달서구보건소 소속 직원들은 원래 담당하던 업무를 맡게 되지만, 계약직으로 근무한 이들은 다른 길을 걸어야 합니다.
"이제 공부를 한다거나 자격증 취득을 한다거나 다들 또 취업 사이트에 들어가서 구직 활동을 할 것 같네요."
임시 선별진료소부터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까지 1,434일···대구 선별진료소도 안녕
대구에서 선별진료소가 본격적으로 운영된 날로부터 1,434일.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만들어진 임시 선별진료소부터 세계 최초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까지 길고 길었던 대구 선별진료소의 일상이 막을 내립니다.
정은영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직원 "코로나가 안정되어서 일상으로 사람들이 돌아간다는 것은 무척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제 선별 진료소의 마지막 시간을 끝까지 할 수 있게 되어서 뿌듯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주셨던 여러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