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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민원에 백로·왜가리 서식지 벌채···"하필 번식기에?"

◀앵커▶
포항의 한 야산에서 때아닌 벌채 작업이 논란입니다.

이 산은 여름 철새인 백로와 왜가리의 서식지인데, 새들의 배설물로 악취 민원이 잇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새들의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번식기에 나무를 베어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자, 포항시는 작업을 즉각 중단했습니다.

박성아 기자입니다.

◀기자▶
형산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 절반이 민둥산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아직 베어내지 않은 나무에는 수십 마리의 백로와 왜가리들이 앉아 있습니다.

일부 새들은 주변을 경계하는 듯 산 위를 낮게 배회합니다.

◀기자▶
산 앞쪽에는 베어낸 나무들이 이렇게 사람 키 높이만큼 쌓여 있습니다.

새들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자 포항시가 새들의 서식지인 야산에서 벌채 작업을 벌인 겁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 일대에 눈에 띄는 큰 둥지가 몇 군데 있었어요. 그 나무들도 오늘 보니까 없어졌네요."

인근 주민들은 백로와 왜가리가 오는 여름이면 배설물과 악취 등으로 큰 피해를 보아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음식점 관계자)▶
"새똥 냄새. 그러니까 이게 (음식점) 안으로 퍼지잖아요. 그것도 그렇고 그다음에 차, 차가 몇 년 동안 완전히 (배설물 때문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반면 일부 시민들은 벌목으로 인한 환경 파괴와 새들의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송찬우 포스텍 학생▶
"새들이 많기는 했는데 새들이 터전을 잃는 것이기 때문에…저희가 사람이긴 하지만 누구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안타까운 면이 좀 있죠."

환경단체는 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시기에 포항시가 새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주민 피해로 새들의 서식지를 옮겨야 하더라도 시기와 방법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하필 이렇게 새들이 번식기에 전부 날아와서 둥지를 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을 한다는 건 너무 잔인하고 무모하다고 생각합니다."

포항시는 번식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며 벌채 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번식기가 끝나는 가을에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원학 포항시 환경국장▶
"새의 산란기가 겹쳤으니까 그 부분은 저희가 봤을 때 그걸 좀 지나고 하는 게 맞다고 보고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긴급하게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환경단체는 벌채 작업을 재개할 시 피해와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박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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