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와 경북 지역의 전통시장도 차례상 등 설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왁자지껄, 군침 도는 냄새로 가득한 오일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서성원 기자가 오일장이 열린 영천공설시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세월의 흐름 속에 뻥튀기 기계도 진화를 거듭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구수한 향과 설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만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설인자 영천시 북안면▶
"애들 나눠주려고요. 사위가 좋아해요"
뻥튀기 집 주인은 설 대목 분위기가 해가 갈수록 사라지는 것 같아 못내 아쉽습니다.
◀박해규 상인▶
"(영천공설시장)도 예전 같지 않아요. 완전 불경기에요. 지금쯤이면 할머니들이 많이 앉아 있어야 하는데…"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의 진원지는 방앗간입니다.
자녀에게 줄 참기름, 들기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한쪽에서는 막 뽑혀 나오는 뜨끈뜨끈한 가래떡이 군침을 돌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강정 가게는 그야말로 대목을 만났습니다.
허리 한번 제대로 펴 볼 시간이 없지만 오늘 하루만은 신바람이 납니다.
기계가 일손의 상당 부분을 덜어준 덕분에 밀려드는 주문에도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김용학 영천공설시장 상인회 회장▶
"옛날에는 영남 3대 시장이라고 해서 대구 약령시, 안동장, 영천장, 이렇게 세 군데가 유명한…"
영천공설시장 하면 역시 돔배기가 최고의 자랑거리입니다.
간을 친 토막 낸 상어고기, 특히 영천 돔배기는 육질이 담백하고 부드러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김경록 영천시 금호읍▶
"애들하고 오는데 돔배기 좋아하니까, 좋은 거 주려고요. 제사에도 물론 쓰지만…"
설 전 마지막 오일장인 만큼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로 붐볐지만 이곳 역시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찬바람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문손득 영천시 화북면▶
"다 올랐어요, 사보니까. 작년과 비교하면 싼 게 없어요"
오일장을 찾은 이들은 뜨끈한 곰탕 국물로 언 몸을 녹이며 설 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