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달의 독립운동으로 선정됐습니다.
1월 23일 특별 행사가 열렸고, 행사에서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 최초 공개되는 거라던 홍보 내용과는 달리, 정작 일반인들이 볼 시간은 없었습니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나라가 망하면 국민도 망하니, 힘씁시다."
1907년 조직된 국채보상기성회는 일본으로부터 도입한 차관 1,300만 원을 국민들이 돈을 모아 갚자고 했습니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13점 원본이 1월 23일 국채보상운동 특별행사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가운데 국채보상기성회 취지서 등 11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입니다.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가 국채보상운동을 올해 첫 번째 '이달의 독립운동'으로 선정하면서 열렸습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국채보상운동처럼 지금 우리도 성숙한 국민정신, 시민의식 발휘해서 국민적인 저력을 발휘해서…"
그런데, 원본 공개에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보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원본을 공개하는 건 최초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과 이종찬 광복회장, 국채보상 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 후손 등 150여 명에게만 보여줬습니다.
공개된 시간도 단 두 시간뿐입니다.
그리고는 일반인 공개는 없이 행사가 끝나고는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수장고에 다시 보관됐습니다.
깜짝 전시라는 논란에 보훈부는 기록물을 관리하는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와 조율이 안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
"저희도 그렇게(일반인에게 공개) 하려고 하긴 했었는데 진품이라는 게 중요하기도 하고 이제 유네스코 등재된 그런 유산이다 보니까 좀 조율이 잘 안 돼서···"
깜짝 전시라는 논란에 행사 주최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예산 문제로 일반인에게 기록물 원본을 보여줄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
"전시를 하고 이걸 널리 알리는 것이 저희들이 국채보상운동을 선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들은 사실은 반드시 예산이 수반이 돼야 하는 그런 부분이라서···"
사업회는 지류인 기록물인 데다 오래돼 전시를 위해 이동하다 훼손될 수 있어 그동안은 원본 대신 사본을 전시했습니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대구시의 수탁 기관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