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대가 낮은 포항 구도심 등에는 15개의 빗물펌프장이 있습니다.
다행히 태풍 '힌남노'가 북상했을 당시에는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용량이 작아서 빗물을 빼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요,
빗물 처리용량이 환경부 고시 기준 50년에 한참 모자랐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우로 도심에 물이 차면 고인 빗물을 하천이나 바다로 강제로 퍼내 주는 빗물 펌프장.
포항에는 모두 15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문제는 빗물 펌프장의 설계빈도가 환경부 고시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침수 피해가 컸던 대송면의 빗물 펌프장입니다. 빗물을 처리해 주는 펌프장 모습 보이실 텐데요. 이곳 역시 20년 빈도로 설치돼 있었습니다.
◀조현구 포항시 하수도과 배수운영팀장▶
"대송 지역에 20년 빈도로 설계돼 있거든요. 20년 빈도는 71mm입니다. 여기 지금 시간당 온 게 110mm 이상 왔기 때문에 여기 용량이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환경부는 30년을 설계빈도로 하고, 필요한 경우 50년 이상 기준으로 하도록 빗물펌프장 설치 기준을 올해 강화했습니다.
설계 빈도가 30년이면 30년 중 가장 많은 강수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돼야 합니다.
빈도가 길어질수록 더 많은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포항 빗물펌프장은 대다수가 환경부 고시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포항 빗물펌프장 13곳이 설계빈도 20년에 불과하고, 게다가 설치 이후 확장된 곳은 2곳뿐이었습니다.
환경부 권고 기준 50년으로 증설이 확정된 곳은 창포 한 곳 뿐입니다.
포항시는 빗물펌프장에 지금까지 예산 1,836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지난 태풍 때 수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열대화가 빨라지고 있는 국내 기후변화에 맞춰 지역 방재설비도 개선돼야 합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