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영주택이 지은 전국의 민영 임대아파트 13곳이 분양 전환 중인 가운데, 영주에서도 1천5백 세대 단지 한 곳이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분양가가 2년 전, 1차 분양 때보다 1억 원 가까이 오르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0년 임대 기간을 채우기 전에 조기 분양할 경우 주택 사업자가 분양가를 정할 수 있는 관련 법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주 부영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 비대위▶
"초가집 지어놓고 기와집 값 웬 말이냐! 웬 말이냐! 웬 말이냐!"
◀기자▶
10년 민영 임대 아파트 단지인 경북 영주시 가흥동 부영아파트.
1천5백여 세대 입주민 가운데 백여 명이 영주시청 앞에 모였습니다.
주민들은 임대 6년 차인 2022년부터 조기 분양에 나선 부영 측의 분양 제시 가격이 너무 높다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부영은 당초 34평형 2억 7천만 원, 24평형 2억 원을 분양 전환가로 제시했는데, 2년이 지난 올해 34평형 분양가를 3억 4천만 원으로 7천만 원이나 올렸습니다.
주민들은 부영 측이 하자 보수 요구는 외면한 채 분양가 인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권오기 임차인 대표회의 비상대책위원회장▶
"하자는 점점 날로 커지고 이 사람들(부영)은 외면하고 계속 들어주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죠. 여기서 우리는 아파트 품질에 맞는 그런 보수를 해달라는 거고 그에 맞는 감정 가격을 제시해 달란 겁니다"
지하 주차장에 빗물이 새고 옹벽이 갈라져도 지난해 약속했던 하자 보수는 1년 넘게 미뤄지고 있습니다.
◀정희자 영주 가흥사랑으로 부영아파트 임차인▶
"벽에서 물이 줄줄 흘러서 주방 있는데도 가스 불만 켜 놓으면 물이 줄줄 흘러서 '나 이런 집 처음 봤다.'···"
관련법은 임대 기간 10년을 다 채우고 분양전환을 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감정평가를 통해 분양가를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임대 기간의 절반 즉 5년이 지난 시점부턴·임차인이 합의한 세대에 한 해 사업자가 정한 분양가로도 분양전환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고분양가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임대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조기 분양 역시 만기 분양 때처럼 두 곳 이상의 감정평가를 받아 분양가를 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21대 국회에서 박형수 의원이 발의했지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상태입니다.
◀우충무 영주시의원 (가흥1, 2동)▶
"(임차인 대표 회의가 구성되면) 법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성립시킬 수 있습니다. 그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분양가 산정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명확히 확인하고 공용 부문 하자 등 여러 가지 주민들이 겪는 불편 사항을 최우선으로 반영해서 (협의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보수공사의 범위를 검토하느라 늦어진 것일 뿐 하자보수 의무를 회피하는 건 아니"고, "분양가도 주변 시세 비교 및 감정평가를 거쳐 합리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