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침체한 부동산시장 회복을 위해 11월 10일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대출 규제를 큰 폭으로 완화했습니다.
대출을 늘려서 유동성을 확대해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대구의 미분양 급증사태가 규제 완화에 중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대구에서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대출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12월부터 무주택자 등의 주택담보 대출 비율이 집값과 관계없이 50%로 상향 조정됩니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내 15억 원을 넘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도 허용합니다.
하지만 대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DSR,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대한 규제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에 육박하고 있어 정부의 이번 규제 완화 정책이 시장 회복에 별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명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추가로 금리가 더 오를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가 물가 불안까지 겹쳐서 좀 더 관망해 보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거래로 나아가지 않을 것 같고요."
대구 부동산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미분양 아파트가 1만 가구를 넘어섰습니다.
9월 주택매매 거래량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61.3% 줄어드는 등 전국에서 시장이 가장 얼어붙어 있습니다.
미분양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아파트가 완공되고도 입주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2024년 말까지 대구에는 75,000가구가 입주가 예정돼 있어 대규모 미입주 사태가 우려됩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
"대구 같은 경우에는 1년에 우리가 수요 예측을 해보면 한 12,500호 정도 필요하다고 보이거든요. 그 물량으로 따지면 거의 6년 치, 7년 치 물량이 3년 안에 쏟아지는 거죠."
주택금융업계에 따르면 사업비를 못 구해 구입한 토지가 공매로 나오거나 금융 이자를 내지 못하는 부동산 PF 사업장은 전국적으로 8곳인데 이 중 7곳이 대구에 집중돼 있습니다.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카드를 내놨지만 늘어나는 미분양과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미입주라는 악재를 안고 있는 대구 부동산 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