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따뜻한 봄이 다가올수록 산불 발생 위험도 커집니다.
경북은 2023년에만 70건이 넘는 산불이 났고, 500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불탔는데요.
빈번해지는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창단된 경북 119 산불특수대응단이 본격적인 봄을 앞두고 야간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저녁 7시가 넘은 시각, 사무실 스피커를 통해 출동 지령이 떨어집니다.
◀현장음▶
"산불특수대응단 훈련 출동입니다. 장소 봉성면 창평리···"
업무를 보던 20여 명의 소방관들이 뛰쳐나가 서둘러 출동 채비를 갖춥니다.
◀현장음▶
"산불특수대응단, 산불특수대응단, 여기 봉화 둘."
"산불 현장에 바람을 타고 산불이 더 확산하고 있음. 신속히 출동해 주기 바람."
소방차가 도착한 곳은 어두컴컴한 야산 옆 도로가.
진화 헬기도 뜨지 못하는 깊은 밤을 뚫고, 호스를 든 소방관들이 산을 오릅니다.
불 대신 설치한 시뻘건 조명을 향해 물줄기를 쏘는 훈련이지만, 오를수록 점점 가팔라지는 산길과 종아리까지 쌓인 낙엽 더미에 넘어지기 일쑤입니다.
발밑은 어둡고 길은 올라가기 힘들 정도로 경사져 있습니다.
하지만 진화대원들은 이 길을 수백 미터는 더 올라가야 합니다.
실제 산불 현장에서는 베테랑들도 통제할 수 없는 자연환경이 가장 큰 두려움입니다.
◀김호건 경북 119 산불특수대응단 산불대응3팀장▶
"낙석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가 가장 위험하고 또 특히 바람 방향이 바뀌었을 때 대원들이 고립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가 가장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산림과 생명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고된 훈련과 현장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우탁경 경북 119 산불특수대응단 소방사▶
"바람이라든가 어떤 산의 지형마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까 그런 쪽으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2023년 경북소방본부 산하 산불 대응 전문 조직으로 신설된 119 산불특수대응단, 창설한 지 1년이 조금 지났지만 5건의 굵직한 대형 산불을 비롯해, 140건이 넘는 산불 현장에서 활약했습니다.
특히 2024년은 도내 소방서 21곳에 편성된 산불 신속대응팀과 함께, 본격적인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대비해 24시간 산불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병각 경북 119 산불특수대응단장▶
"야간 진화 인력을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보강하는 근무 체계를 개편했고, 주불 진화와 야간 산불 진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전국에 한 해 평균 567건의 산불이 났고, 그중 절반이 건조한 봄철인 3월과 4월에 발생했습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나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였습니다.
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가운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