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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학생 위해 이 악물고 일했지만···돌아온 건 비인간적 임금 차별"

학교나 유치원에는 선생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급식을 위해, 깨끗한 환경을 위해, 방과 후 활동을 위해, 때로는 좀 더 특별한 돌봄과 교육을 위해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무직'이라고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월 31일 하루 총파업을 했습니다. 벌써 2023년이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2022년 임금 교섭조차 타결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왜 파업에까지 나섰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지영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오전 교육과정과 오후 방과 후 과정으로 나뉩니다. 오전 교육과정은 정규 교사가, 오후 방과 후 과정은 기간제 교사와 방과 후 전담사가 반을 나눠 맡고 있고 소수지만 정규 교사도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보기에는 누가 교사고 누가 전담사인지 모를 정도로 똑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은 유치원 방과 후 강사로 있다가 2018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교육청이 교사 자격증을 채용 조건으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100% 교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기간제 교사에 비해 전담사 연봉은 평균 절반밖에 안 됩니다. 대구교육청은 우리를 저임금으로 묶어두기 위해 전담사가 하는 일은 교육이 아니라고 합니다. 교사가 맡은 반은 방과 후 교육을 하는 거고 전담사가 맡은 반은 방과 후 활동을 한다고 말하는, 전담사를 차별하는 것을 넘어 원아들의 교육권을 차별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게 대구교육청입니다. 그런데도 업무는 똑같이 다 하라고 합니다. 아니, 전담사한테 하나라도 더 시키려고 합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차별을 하려거든 확실하게 하고 임금을 절반밖에 주지 않으려면 업무도 절반만 요구하고 똑같이 업무를 나누고 방과 후 과정도 똑같이 운영되기를 원한다면 임금도 똑같이 달라, 한 가지만 하라고 요구합니다.

학비노조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은 21일에도 대구교육청 방과 후 전담사들의 거의 절반이 참가하는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임금 차별뿐 아니라 공립유치원에서는 전담사들에 대한 차별과 무시, 비민주적인 운영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원장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단설유치원 원장 중에는 4년 동안 세 번이나 직장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된 사람이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징계를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징계하지 않고 몇 달째 끌고 있습니다. 4년 동안 수십 명의 교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런 사람이 아직도 원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겁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학교 폭력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몇 년 동안 교직원을 괴롭히며 원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이거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인사권자인 강은희 교육감의 책임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강은희 교육감은 2019년 방과 후 전담사 업무에 대해 약속한 게 있습니다. 당시 방과 후 전담사들을 대하는 원장들의 자세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 이거였습니다. 교육감 면담을 통해 우리는 방과 후 업무가 아닌 업무를 강요하지 않겠다, 업무 협조가 필요할 때는 본인의 동의를 구하고 서로서로 돕는 방식으로 한다고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세월이 지났다고 그때 약속들이 어겨지고 있습니다. 일지 결재 안 하기로 해놓고 이제 와서 결재를 강요하고 업무 분장 과정에서 전담사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 강요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학비노조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은 시 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의 과장과 면담을 진행합니다. 오늘 유아특수교육과가 해결책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면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들은 교육감을 만나러 갈 겁니다. 강은희 교육감이 약속한 것을 책임지고 이행하라고 투쟁할 것입니다. 또다시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단독 파업을 포함한 완강한 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철폐되는 그날 힘차게 투쟁 (투쟁) 투쟁 (투쟁)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영자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 조리실무원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 지 올해 15년 차입니다. 급식실에서 일하며 두 명의 자녀를 키웠습니다. 그리고 내 자녀에게 먹이는 밥이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무거운 식재료를 운반하고 다듬고 각종 조리기구나 넓디넓은 급식실을 청소하며 보낸 세월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이 그러하시듯 저 또한 방학이 되면 이 병원 저 병원, 병원 투어를 합니다. 학기 중에는 아파도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으며 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 대구교육청이 전국 최초 전면 등교를 실시하면서 우리 급식실에서는 대체직을 구할 수 없어 업무 과중에 쓰러질 정도로 아파도 코로나만 아니면 이 악물고 출근해서 버텨야 했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위해 내 몸 아까워하지 않고 일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칭찬과 노력에 대한 감사나 보상도 아닌 비인간적인 임금 차별, 더욱 심해진 고강도 노동입니다.

산재백화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젠 죽음의 급식실이 되어버린 저의 일터, 가끔씩 눈이 따갑고 호흡이 가쁘고 가끔씩 속이 매스꺼웠지만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던 수많은 시간들입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인 튀김, 부침 등을 일주일에 몇 번씩 하면서 그저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이 기쁘기만 했지 그것이 저와 제 동료의 목숨을 위협하는지는 몰랐습니다. 작년 폐 CT 결과 저도 폐 결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6개월에 한 번씩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두렵습니다. 저도 폐암이 되지 않을지. 내 목숨을 담보로 일해야 하는지.

대구교육감은 대답해 주십시오.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밥을 지은 것밖에 없는 제가 왜 죽음을 걱정해야 하는지, 왜 22년도에도 23년에도 신학기마저 임금 인상 없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기본급 186만 8천 원을 받아야 하는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근로조건을 만들어 놓고 퇴직금 산정 기간에서 방학 기간을 제외하는 차별을 행하는지, 왜 잔머리를 쓰는지.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여러분? 신규 입사자들이 줄줄이 조기 퇴사하는 현실, 그것이 우리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대구교육청은 더 이상 재정을 이야기하며 계산기를 두드리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주는 임금을 허투루 쓰는 돈이라고 막말하지 마십시오. 대구교육감과 대구교육청 관료들에게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쳐 줍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불평등을 우리가 바꿔냅시다. 우리 노동이 더 이상 싸구려 노동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저임금 체계가 개선되는 그날까지 힘 모아 싸워봅시다. 젊은 세대들이 급식실에서 일하겠다고 몰려오는 그날까지 여기 계신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함께 투쟁해서 대구교육청의 근로 조건이 최고가 되는 그날까지.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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