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청상아리가 낚시에 잡히는 특이한 광경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동해안에서 2023년 유난히 상어 출현이 잦은데요,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를 상어가 물고가는 일도 자주 목격된다고 합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 호미곶 항 앞바다에서 제철을 맞은 삼치잡이에 나선 낚싯배입니다.
낚싯대가 부러질 정도로 휘는가 싶더니, 느닷없이 상어가 물 위로 형체를 드러냅니다.
낚싯줄을 감았다 풀었다 힘겨루기만 10여 분, 상어는 배 쪽으로 끌려오면서 세 차례 더 수면 위로 6~7미터까지 뛰어오릅니다.
급기야 카메라에서 사라지더니 배 조타실 위로 떨어진 뒤 탈출하려고 사력을 다해 퍼덕입니다.
몸길이 3미터, 2백 킬로그램이 넘는 청상아리입니다.
◀김대성 낚시어선 선장▶
"점프하는데도 (낚싯줄을) 배 쪽으로 당기고 있으니까 (상어가) 바늘털이를 4번 시도하면서 배까지 온 거죠."
낚시객들은 요즘 포항 앞바다에선 수시로 상어가 목격되고, 심지어 낚시에 걸린 고기를 상어가 와서 물고가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김대성 낚시어선 선장▶
"대 삼치를 끌어 올릴 거 아니에요. 그러면 (상어가) 대 삼치를 그냥 씹어 먹고 그러거든요. 요즘 10번 나가면 8번 그랬거든요. (포항) 대보 앞바다에서. 그러니까 저는 상어를 매일 보는 상태였어요."
2023년 들어 포항과 영덕, 속초 등 동해안의 상어 출현 신고는 28건으로, 과거에 비해 유난히 많아 해수욕장마다 상어 퇴치용 그물망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따뜻한 바다에 사는 상어가 점차 동해안으로 올라온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인데, 2023년처럼 출현이 잦은 건 먹이 이동의 영향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현우 연구관 국립수산과학원▶
"상어의 먹이 자원이 되는 참치라든지 방어의 이동이 강원도나 포항 쪽으로 형성됐고 그 먹이를 따라서 상어들도 따라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3년 동안 상어 공격으로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는데, 모두 서해안에서 백상아리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화면제공 포항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