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0년 전 9월 1일이죠, 대구에 근대식 의과대학이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처음이었는데, 현 경북대 의과대학의 전신입니다.
국립 종합 대학인 경북대 설립을 주도하며 100년 동안 대구 의료와 교육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김철우 기자입니다.
◀기자▶
일제강점기인 1910년 대구에는 관립 의료기관인 자혜의원이 문을 엽니다.
당시 대구에서는 의학교육기관 설립에 대한 열망이 컸고 이런 열망들이 모아져 1923년 9월 1일 대구의학강습소가 문을 엽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최초의 근대식 의과대학으로, 여기서 현 경북대 의과대학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의학교 지정과 의학전문학교 승격 과정에서 대구는 평양과 경쟁을 벌입니다.
◀최은경 경북대 교수(경북대 의대 100년사 집필)▶
"평양과 대구가 서로 자신들이 좋은 의료기관으로 의사 양성에 의전(의학전문학교) 승격을 누가 먼저 하느냐, 경쟁 관계에 있었어요. 의전(의학전문학교) 승격을 위해서 중요했던 게 시설이었고 그 시설을 짓기 위해서 경상북도 지방비뿐만 아니라 각 지역 유지들이 많은 모금을 한 거죠."
1926년 7월 지금의 대구상공회의소인 대구상업회의소에 대구·경북 유지들이 모여 10만원 기부를 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전역에서 모금 활동이 일어납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1933년 대구의학전문학교로 승격함과 동시에 당시로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크고 현대적인 시설의 의과대학 건물이 들어섭니다.
이런 노력은 해방이후 대구에서 종합대학 설립으로 이어져 1945년 11월에 종합대학교 기성회가 조직됐습니다.
1년 뒤 문교부에 대학 설립을 요청했다가 무산되자 국립종합대학 건립에 나섰습니다.
◀권태환 경북대 의대 학장▶
"대구의과대학 학장이셨던 고병간 학장을 중심으로 해서 당시 대구지역에 있었던 사범대학, 농과대학, 그리고 사립 대구대학이라는 대학들이 있었습니다.
4개 대학 학장들이 모이고 기록에 따르면 72명의 관민이 호응해서 당시에 국립종합경북대학교 건립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복현동 일대에 넓은 30여만 평의 교지를 확보하고 재원을 확보해서 드디어 1951년 10월 6일 설립 인가를 받게 됩니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은 이후 100년 동안 9천 명이 넘는 의사 인력을 배출하고 경북대병원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진료와 치료를 담당해 왔습니다.
국립대학의 기능을 하고 있지만, 의대를 만들고 현대식 병원을 만드는데는 대구·경북민들의 염원과 의지가 모인 결과였고 그 결과물인 의대와 병원은 100년 동안 대구·경북 의료를 떠받치는 주춧돌의 역할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MBC NEWS 김철우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