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3년 전,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봉정사와 하회마을을 방문하면서, 안동은 대한민국과 영국 간 교류의 상징적인 도시로 거듭났는데요.
여왕 서거 49일째인 어제, 안동 봉정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과 주한 영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여왕을 추모하는 49재가 열렸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
지난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안동 봉정사를 방문해 남긴 글입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나 여왕이 서거한 지 49일째가 되는 날, 가을이 깊어가는 산사 봉정사에서 여왕의 49재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49재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고인이 다시 좋은 곳에 태어나길 비는 불교의 제사 의식입니다.
앞서 봉정사는 대웅전에 여왕의 사진과 위패를 봉안한 추모단도 운영했습니다.
◀호성 대한불교조계종 봉정사 주지▶
"(49재는)49일 만에 누구든지 새로 태어나는 날입니다. 여왕이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셔서 전 세계가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에서 49재를 지낸 겁니다."
봉정사를 찾은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23년 전 여왕 방한 일정의 실무를 맡아 안동을 방문했던 인연을 언급하며, 추모 행사에 대해 감사를 전했습니다.
◀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개인적으로 23년 만에 봉정사로 왔습니다. 여왕님이 여기 오셔서 한국 전통을 경험하시고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하시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행사에 참석하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여왕의 방문 이후 봉정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고, 지난 2019년에는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온 아들 앤드류 왕자도 맞이했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신임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도 직접 법어를 통해 추모의 뜻을 전하고, 한국 불교 대표 사찰 중 하나인 봉정사와 평화의 상징이었던 여왕과의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진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봉정사의, 우리 불교의 최고 목적인 평안과 평화와 서로 어우러지는, 교감하고 교류하는 그러한 장소가 이곳 봉정사라고 생각해서 여왕께서 직접 방문해주셨기 때문에.."
안동시는 9월 서안동나들목 부근에 여왕 방문 기념 공원을 조성했고, 영국 왕실이 다녀간 하회마을부터 봉정사까지 32km의 '로열웨이'에 관광 상품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