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9대 포항시의회에서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의장단 7자리 가운데 한 자리만 제외하고 모두 국민의힘에서 차지한 건데요,
자치단체장부터 시의회까지 한 정당이 독식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이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9대 포항시의회의 본회의가 열린 포항시의회 본회의장.
의원석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띕니다.
상임위원장 선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민주당 의원 7명 전원이 본회의 보이콧에 들어간 겁니다.
전반기 원구성 결과 전체 상임위원장 5자리 가운데 4자리가 국민의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치행정위원장에 역대 첫 민주당 상임위원장이 나온 것을 제외하면, 또다시 한 정당이 독차지한 셈입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으로 초선의원까지 상임위원장 자리에 올렸다며, 협치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희정 더불어민주당 포항시의원▶
"다양한 논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의회가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존재 가치인데 그런 것들을 지금 불가능하게···"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된 백인규 의원과 김일만 의원 역시 모두 국민의힘 소속.
더구나 포항시장까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됐습니다.
지난 5월 이강덕 시장 선거 유세 현장에서는 같은 당 소속 시의원 후보들이 마치 시장의 선거 운동원들처럼 줄지어 선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장수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의회의 가장 큰 기능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인데 그것이 계속 어떤 독점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면 '지방의회의 역할이나 위상, 가치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라는 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은 특정 정당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힘을 모아 포항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당을 떠나서 우리 시의원님들하고 소통을 통해서 우리 의회가 시민을 대변하고 포항시 발전을 위해서 다같이 하나되는 쪽으로 (노력하겠습니다.)
특정 정당이 독식한 왜곡된 정치 구도 속에서 앞으로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대의 기구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