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앞다퉈 케이블카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관광 수익을 앞세워 예전의 관광용 출렁다리처럼 붐이 일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전국 곳곳에 케이블카가 잇따라 생겨나면서, 출혈경쟁 가능성과 함께 환경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건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국에서 운영 중인 케이블카는 경북 6곳을 포함해 모두 41곳입니다.
그중 17곳은 최근 5년 사이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흑자를 내는 곳은 설악산과 여수, 통영 정도···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통영 케이블카도 이용객이 크게 줄면서 이제는 적자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북에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는 6개월간 운행을 중단했다 2023년 말부터 재개했습니다.
저마다 관광명소를 꿈꾸지만 케이블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고 차별성도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사람들이 당연히 와서 경제적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기대감을 가지지만 좋은 효과를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죠."
사정이 이런데도 지역마다 케이블카 사업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착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문경을 제외하고 영주와 상주, 영덕, 포항 등 경북에서만 6곳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도 두 곳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환경훼손 우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자 상주시▶
"우후죽순으로 너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설악산이나 뭐 (국립공원) 이런 데는 우리가 보존을 해야하는데···"
대부분의 케이블카 사업에는 지자체 예산이 투입됩니다.
적자는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정인철 '국립공원을 위한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주민들의 예산을 빼다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그 사업의 수익이 다시 돌아올지는 아무도 예측 불가능한···"
케이블카 이전에 출렁다리 붐이 있었습니다.
전국에 220여 개 넘게 관광용 출렁다리가 만들어졌지만 희소성이 사라지면서 인기는 곧 시들해지고 말았습니다.
환경은 한 번 파괴되면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환경도 지키고 새로운 관광수요도 창출할 수 있는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MBC 뉴스 김건엽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그래픽 황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