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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버스터미널···오지 주민들 발 묶이나

◀앵커▶
소멸 위험지역인 경북 북부에서 사라지는 건 인구만이 아닙니다.

시외버스 터미널도 갈수록 운행 수익이 줄면서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습니다.

농촌 지역은 시외버스를 대체할 교통수단도 마땅치 않아서, 생활 자체가 근본적으로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년 전 영양군으로 귀농한 박창희 씨.

◀박창희 영양 수비▶
"안동 가는 거 주세요"

만성 질환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동의 종합병원을 찾는 박 씨는, 영양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합니다.

◀박창희 10년째 영양터미널 이용▶
"(병원을) 다섯 군데를 가니까, 매일 가다시피 가야 해. 차도 없는 사람이잖아요."

같은 버스에 탑승한 김기진 할아버지도 안동을 거쳐 대구의 병원까지 가는데 유일한 교통수단은, 하루 10차례 다니는 이 시외버스뿐입니다.

◀김기진 18년째 영양터미널 이용▶
"버스 이용 안 하면 못 가죠."

그런데 영양군의 유일한 관문인 시외버스 터미널이 최근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계속 줄어드는 매표 수수료 수입으로는 운영이 더는 힘들어진 겁니다.

터미널의 지난달 순수익은 250만 원, 인건비 한 명분도 채 안 나오는 수준입니다.

◀이재용 버스 사업자 아들▶
"저희 매표 수수료가 (요금의) 10%인데, 10% 갖고 직원들 봉급 주기도 어렵다··· 저희는 수입을 한 푼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이웃 동네, 봉화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버스 회사가 노선을 점차 줄이면서 매표 수익도 덩달아 급감해 역시 폐업을 준비 중입니다.

"2009년 당시, 봉화시외버스터미널의 버스 시간표입니다. 영주와 상주를 거쳐 대전으로 가는 버스가 하루 3번 운영됐는데, 보시는 것처럼 현재는 단 한 번도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노선뿐만 아니고 전체 노선의 70% 가까이가 줄었습니다."

◀엄영일 20년째 봉화터미널 매표▶
"20년이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옛날하고 지금하고 농촌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수익률도 엄청난 차이가 나죠."

민간에서 운영하던 시외버스터미널이 잇따라 영업 중단 방침을 밝히자, 자치단체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습니다.

봉화군과 영양군은 민간 터미널 부지를 아예 매입해 공영제로 운영할지 검토 중이지만, 운영비를 포함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고민거리입니다.

◀오창훈 영양군 교통정책팀장▶
"우리 영양군이 굉장히 예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조를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가나···"

코로나 전 64개이던 경북지역 시외 터미널은 그사이 6개가 줄었고, 농촌 터미널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큽니다.

생활 필수 시설로 여겨지던 시외버스 터미널마저 속속 존폐기로에 놓이면서, 지역 소멸의 또 다른 살풍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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