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역대급으로 기록된 경주와 포항 지진 이후에도 경북지역의 건축물 내진율이 전국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내진 보강 지원 사업들이 실효성 없이 형식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인데요, 포항에서는 2023년 사업 신청이 아예 없어, 책정된 예산을 한 푼도 쓰지 못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로부터 지진 안전을 인증받은 포항의 한 민간 건축물입니다.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시행한 정부의 지진 안전 시설물 인증제에 따라, 내진 성능을 평가한 뒤 객석 지붕의 구조물을 보강했습니다.
◀정동일 포스코 와이드 정비 섹션 리더▶
"철제 구조물이 3m 간격으로 돼 있는 부분을 1m 간격으로 촘촘하게 보강했고요. 사선 보강을 3m 간격으로 해서"
이 과정에서 성능 평가 비용과 인증 수수료는 전액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보강 공사비는 자부담이 80%여서 건축주로선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입니다.
이러니 대다수 건축주는 사업 참여를 꺼려 지난해 포항에선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고, 결국 책정된 예산 1억 5천만 원은 한 푼도 쓰지 못했습니다.
인증제에 따른 내진 보강 지원 사업 역시 최근 2년 넘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아 예산 16억 원가량이 전액 삭감됐습니다.
실효성 없는 정부 시책 탓에 전국 민간 건축물의 내진율은 아직도 16% 선에 불과하고, 강한 지진이 많았던 경북은 11.5%로, 전국 꼴찌 수준입니다.
내진율 향상을 위해선 정부의 보강 공사비 지원율을 더 올리고 조세 감면과 용적률 확대 등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려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칠구 경상북도의원▶
"다중이용시설의 경우에는 정부 지원율을 현행 20%에서 50% 이상으로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제 감면 혜택도 취득세라든가 재산세를 전액 감액 실시하고"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예산 확보가 필요한 만큼, 지역 국회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은주 포항시의원▶
"국·도비 지원이 2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의 부담이 크고 그래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국·도비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건축물의 내진 설계 대상은 2층 이상 200제곱미터 이상 모든 주택으로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전체의 97%에 달하는 민간 건축물, 그중에서 기존 건축물은 거의 대부분 내진 보강 없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