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임차인들에게 수십억 원을 가로챈 임대사업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이들 회사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임차인들은 내 집 마련은커녕 그동안 냈던 돈마저 떼일 처지에 놓였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토교통부가 직접 임차인을 만났다고 하는데요.
김은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회사가 최종 부도난 게 언제입니까?
◀기자▶
2월, 대구 달성군에 있는 한 공공건설임대주택 임대사업자인 모 건설사가 최종 부도처리 됐습니다.
분양전환을 해 주겠다며 임대주택 임차인들에게 70여억 원을 받아 회사 운영비 등으로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22년 11월 중순이었는데, 그 당시도 사실상 부도나 다름이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임차인들 속은 여전히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공공건설임대주택은 민간 건설사가 가구당 국민주택기금 6,280만 원을 지원받아 지었고요.
임대 기간 5년이 지나면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입주자를 받았습니다.
◀앵커▶
부도 처리되면, 임차인들이 그동안 임차인들이 낸 돈은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이 건설사는 정부가 지원하는 주택기금 570억 원을 빌려 임대주택을 샀지만 이자를 내지 못해 부도처리 됐는데요.
건설사가 못 갚은 기금 이자와 원금을 임차인들이 떠안을 처지입니다.
전체 908세대 중 분양전환을 하려는 480여 세대가 임차 세대인데, 이 중에서 보증금과 잔금을 다 냈는데도, 소유권 이전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은 아파트를 지을 때 건설사가 정부에서 지원받은 세대당 주택기금 6,200여만 원을 대신 갚아야 소유권 이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거를 하려고 해도 계약금이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받게 될 상황입니다.
이 건설사는 지난 2020년 5월에 이미 군산 등 다른 지역 임대아파트에서 퇴거하는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주지 못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보증금 300억 원 상당을 대신 지급하게 하면서 보증 사고업체로 등록돼 보증보험을 들 수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그 보험에 가입해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다는 건설사 말을 듣고 계약한 신규 임차 10세대는 아예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뒤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관리비 통장이 압류당했을 때도 결국 임차인들이 돈을 나눠 내면서 아파트가 관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3월 3일 국토부 관계자가 대구에 왔다고 하는데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보면 될까요?
◀기자▶
국토부 관계자와 임차인 대표, 달성군 관계자가 3일 만났습니다.
임차인들은 건설사의 채무를 임차인들이 떠안지 않고 분양가보다 더 부담한 계약금 등을 보전받을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2시간 가량 임차인의 의견을 들은 국토부는 "관련 제도와 법리 검토를 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혀 당장 이렇다 할 해결책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자본금 수억 원에 불과한 건설사가 투기를 목적으로 주택기금을 빌려 사들인 임대아파트는 대구와 군산, 무안 등에서 2,200세대인데요.
피해 임차인들은 다음 주 이들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서 엄정 처벌을 촉구하는 공동 집회도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