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4년 전 경북 칠곡 일대에서는 가산-팔공산 방어선 전투가 한창이었습니다.
6·25 전쟁 이후 찾아낸 유해 가운데 10%는 여기서 발굴됐는데요.
아직도 찾지 못한 유해가 12만여 구나 된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2024년에도 유해 발굴을 통해 호국 영웅을 끝까지 찾기로 했습니다.
현장에 변예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가파른 산을 따라 오르면 유해 발굴 현장이 나옵니다.
장병 90여 명이 삽을 들고 단서를 찾기 위해 흙을 퍼냅니다.
유해발굴단이 주변의 나무뿌리를 잘라내고, 붓으로 조심스럽게 흙을 털어냅니다.
발굴 첫날과 둘째 날, 유해 2구의 허벅지와 팔뼈 등이 잇따라 발굴됐습니다.
전투가 끝난 지 74년이 지나서야 전선을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송기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발굴 팀장▶
"주변을 확장하고 정밀적으로 유해가 어떻게 매장이 돼 있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정밀적으로 수습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1950년 8월 30일부터 한 달가량 가산-팔공산 방어선 전투가 벌어진 장소입니다.
천 명 넘는 적이 사살됐지만, 우리 군도 700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구로 남하하려던 북한군의 공세를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 572고지 일대에서 유해 발굴 작전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2023년 이곳에서 유해 11구가 수습됐고, 전투 유품 천백여 점이 발굴됐습니다.
이날도 작전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안 돼 탄피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전투화 밑창과 수류탄, 박격포의 흔적도 땅 아래 묻혀있었습니다.
◀신민규 육군 제50보병사단 낙동강 여단 병장▶
"뜻깊은 작업인 만큼 힘들어하기보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발굴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인근에서 고 김희정 중위의 유해를 찾았습니다.
유전자 감식을 거쳐 가족을 찾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장문수 육군 제50보병사단 낙동강 여단 대위▶
"조국을 수호하고 평화와 자유를 선물해 주신 선배 전우님들을 조국의 품으로, 가족의 품으로 마지막 한 분까지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발굴된 우리 군의 유해는 1만 1천여 구.
신원이 확인된 건 2%, 236구뿐입니다.
국방부는 신원 확인이 안 된 우리 군 전사자 12만여 구를 찾기 위한 발굴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