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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제부터 컬러풀 대구 대신 파워풀 대구?

대구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인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로 바뀌었습니다. 1982년부터 2002년까지 열리던 달구벌 축제를 2004년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로 변경한 지 19년 만에 다른 이름을 사용하게 된 거죠. 이름이 바뀐 시점은 7월 1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는 날과 일치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정 슬로건은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이죠. 이 슬로건에 맞게 19년 동안 사용하던 축제 이름이 하루아침에 바뀌게 된 겁니다.


이름만 바뀌면 끝나는 문제일까요?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4월 25일까지도 2022 대구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 '컬러지기(자원활동가)'와 '컬러풀' 페스티벌 퍼레이드 참가팀을 모집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최소한 이 시점까지는 주최측에서도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축제를 열흘도 남기지 않은 시기에 이름 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실무진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난감한 일입니다. 만약 소문처럼 5월 말부터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의 이름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면 상당수의 절차가 대기상태가 되는 등 차질을 빚었을 것이고, 대부분의 물품에는 축제 이름이 들어가기 마련이니 이미 발주를 넣은 수많은 물품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겠죠. 더 큰 손해는 19년 동안 쌓아 온 '이름값'을 포기하고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미 대구시청 안팎에는 '파워풀 대구' 간판 붙어

바뀐 것은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라는 축제 이름뿐이 아닙니다. 이미 대구시청 홈페이지는 물론 시청 건물 안팎에는 '파워풀 대구'라는 간판이 붙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컬러풀 대구'라는 것이 이미지 위주의 보여주기식의 구호여서 옳지 않아 '파워풀 대구'로 바꾸겠다"고 이미 당선인 시절에 선언했는데요. 전임 권영진 시장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행보일까요? 그렇다면 '컬러풀 대구'는 언제부터 사용됐을까요?


권영진 전 시장도 '컬러풀 대구' 바꾸려는 시도···시민 반대로 포기

'컬러풀 대구'가 대구의 도시 브랜드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4년부터입니다. 당시 시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의 조해녕 시장이었습니다. '섬유 도시 대구를 상징하는 밝고 멋지고 화려하고 활기찬 모습'을 표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권영진 전임 시장은 '컬러풀 대구'라는 브랜드에 만족했을까요? 권영진 전 시장은 시장에 당선된 지 바로 다음 해인 2015년 새로운 도시 브랜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3년 반 동안 30번이 넘는 회의를 했고, 2019년 '핫플레이스 대구'라는 브랜드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민 73%가 '핫플레이스 대구'보다는 '컬러풀 대구'를 선호한다는 응답을 해서 결국 점 모양 두 개를 바꾸고 '컬러풀 대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점 두 개를 바꾸는 데 3억 5천만 원이나 들였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최소한 전문가는 물론 시민들의 의사를 묻는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였다는 점은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죠.

아이러니한 지점은 2019년 당시 '컬러풀 대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브리핑을 했던 사람과 2022년 ‘파워풀 대구‘를 새로운 대구시정 슬로건으로 발표한 사람이 같다는 점입니다. 당시는 대구시 행정부시장이었고 이번에는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었죠.

'컬러풀 대구'를 '파워풀 대구'로 바꾸는 건 시간문제?

그렇다면 홍준표 시장의 '의지'대로 대구 전역에 깔려 있는 '컬러풀 대구'를 '파워풀 대구'로 바꾸는 것은 시간문제일까요? 현재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 '컬러풀 대구'는 점 크기와 위치, 색깔 값까지 조례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대구광역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이죠. 대구 전체의 '컬러풀 대구'를 '파워풀 대구'로 바꾸는 데 얼마의 세금이 들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2019년 점 두 개를 바꿀 당시 대구시는 9,915곳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브랜드를 전면 교체하게 되면 적게는 수십억 원, 많게는 백억 원 이상이 들 것이라는 추산도 있습니다.) 조례를 바꾸는 거야 대구시의회의 동의를 받으면 할 수 있을 테니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대구시의원 32명 중 31명이 홍준표 시장과 같은 당인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바뀌지 않은 현행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브랜드 슬로건의 품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그 목적에 적합하게 사용되도록 하여야 하며(제6조), 도시브랜드위원회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11조), 19년을 사용해 온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 축제 열흘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로 바뀐 것은 '브랜드 슬로건의 품위'를 손상하고 '도시브랜드위원회'를 무력화한 것은 아닐까요? 시민들의 의사를 묻고 대구시의회의 동의를 받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을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로 바꾸는 것이, 그리고 시청 곳곳의 간판을 바꾸는 것이, 홍준표 시장이 취임사에서 밝혔듯 "국내외적으로 초대형 복합위기인 '퍼펙트 스톰'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당장 정상화해야 할 "지난 정권이 남겨놓은 포퓰리즘 유산과 방만한 행정"이었던 것일까요?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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