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의 희생을 애도하는 추모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해병대를 전역한 선배 전우, 일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며 함께 안타까워했습니다.
채 상병에게는 보국훈장 광복장이 추서됐습니다.
갓 스무 살, 외동아들을 떠나보낸 부모에게 어떤 훈장인들 위로가 되겠습니까.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민국 해병대원 고 채수근 상병.
병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보국훈장 광복장이 추서됐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영정 사진 앞에 훈장을 놓았습니다.
◀현우식 대령 해병대사령부 복지근무참모처장▶
"국가적 재난 사태인 예천군 호우 재난 작전에 투입돼서 열심히 그리고 숭고하게 작전을 수행한 고 채수근 상병의 영예를 높이기 위하여…"
10년 만에 얻은 소중한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또다시 오열했고, 해병대원들은 전우의 영정 앞에서 예를 갖췄습니다.
"장례 이틀째에도 이곳 해병대 1사단에 마련된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빈소를 찾았습니다.
한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채 상병 바로 아래 기수로 입대했다면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해병대 장병 어머니▶
"너무 이해가 안 되죠. 살 수도 있었는데 충분히. 5개월도 채 안 된 아이들을 그렇게 맨몸으로 물살이 센데 거기 들어가서.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3년 전 전역했다는 조문객은 안전불감증에 걸린 군 당국을 비판하며 후배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윤영수▶
"저도 군대 갔다 오고 힘든 거 알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그 많은 국방비로 구명조끼 하나 못 해주고. 그게 많이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아서…"
해병대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채 상병의 장례 정보가 표시된 알림판에 '아버지 부(父)'를 '지아비 부(夫)'로 잘못 쓴 겁니다.
해병대는 "어제 오후 잘못된 표기를 확인 후 즉시 정정했다며, 고인과 유족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병대는 유족의 뜻에 따라 언론 취재를 제한한다면서 20일에는 2시간, 21일은 훈장 수여식이 열리는 단 30분만 빈소 취재를 허락해 사고 파장을 줄이는데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채 상병의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해병대장으로 엄수되며,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봉안될 예정입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