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시설을 사회 곳곳에서 늘려가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곳이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객석 수가 적은 소극장은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추지 않아 장애인이 공연을 보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요.
대구 대명문화거리의 한 극장이 장애인들이 편하게 공연을 볼 수 있도록 극장을 확 바꾸었다고 합니다.
권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완만한 경사로를 지나 극장에 들어서자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립니다.
시멘트로 덧바른 울퉁불퉁한 경사로에다 누군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었던 곳이 이렇게 바뀐 겁니다.
사용할 수 없었던 화장실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넓고 편리하게 고쳐졌습니다.
◀김정희(지체장애인) 연극 연출가▶
"우선 극장갈 때 경사로가 가팔라 오르내리기가 위험했고, 화장실이 비장애인용이라 해결하러 길 건너에 있는 장애인 생활센터까지 가야 해서 많이 귀찮았어요."
23개 소극장이 밀집한 대구 대명문화거리에 처음으로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춘 소극장이 생겼습니다.
극장 앞마당에는 장애인 극단이 야외 공연할 수 있도록 바닥 공사를 했고, 인근 대명공연예술센터에도 자동문, 경사로를 설치했습니다.
편의 시설 의무 사업장은 아니지만 장애인으로 구성된 극단이 이 극장을 자주 이용하고 있어 대구시와 남구가 1억 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곽종규 대구시 남구청▶
"1,000석 이상의 극장이나 공공 극장에는 필수적으로 장애인 편의 시설을 설치하게 되어 있는데요. 실제 민간 소극장들은 거의 300석 이하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 때문에 설치하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탁정아 소극장 '함세상' 대표▶
"이렇게 작은 걸음들이 모여서 사회 곳곳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극장의 문턱이 높아서 못 왔던 많은 분이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연극과 공연 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문화를 누려야 한다는 인식은 확산하고 있지만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소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