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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형 야생 동물 관리 사각지대···동물들은 어디로?

사자·반달가슴곰 잇따라 탈출···'관리 허술' 지적
8월 14일 고령의 사설 목장에서 20살가량으로 추정되는 암사자 한 마리가 탈출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는 긴급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불과 300미터 떨어진 캠핑장에 있던 야영객 70여 명은 황급히 면사무소로 몸을 피했습니다.

2022년 12월에는 울산시의 한 무허가 곰 사육농장에서 곰을 키우던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고, 반달가슴곰 3마리는 사살됐습니다.

이런 대형 야생 동물, '위험 그룹'으로 분류된 동물들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원인은 그런 맹수류를 사육하는 데 기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동안 너무 허술했기 때문에 관리 기준도 같이 허술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탈출 사건도 빈번하게 나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자를 키우던 목장 시설에 대한 정기 점검은 통상적으로 1년에 1회 이상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3조의 8(사육시설의 검사)에 따라 정기 검사를 연 1회 이상 실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시설 자체도 현행법상 문제가 없었습니다.

현행법의 맹수 사육장은 방사장과 합해 한 마리당 14㎡(약 4평) 면적과 2.5m 높이의 펜스만 갖추면 됩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통상적인' 점검이었던 것이 아닌지 의문이 남습니다.

곰 사육농장은 2020년 미등록 시설로 고발돼 벌금을 냈지만 사고 당시까지 몰수 등 조치는 없었습니다.

곰들을 수용할 별도 시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육 포기하고 싶어도···오갈 데 없는 대형 야생 동물
암사자를 키웠던 사설 목장 주인은 이 암사자를 동물원이나 환경청 등으로 넘겨주려 여러 차례 시도했다고 주장합니다.

목장 주인 "대구환경청에서도 어떻게 안 되고··· 그래서 돈 들여서 사료 주고 먹이 주고 이렇게 보호하고 있는 차원이었습니다."

동물원에서는 기존 동물과의 합사 문제 등으로 거절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렇게 개인이 사육을 포기하겠다 나서도 대형 야생 동물은 오갈 데가 없습니다.

환경 당국은 적당한 시설이 없어서, 동물원은 기존 동물과의 합사 문제 등으로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3년 말, 환경부가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건립하지만 너구리 등 작은 포유류 위주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작은 포유류들 위주로 지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이게 대형 동물들을 위한 시설이 돼버리면,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400마리로 하는데 한 40마리밖에 못 받아요."

2023년 12월 야생생물법 개정안과 동물원수족관법이 시행됩니다.

동물원이 허가제로 바뀌면서 일정 등록 요건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설 목장 등 작은 규모의 동물원이 방치되는 것을 규제할 수 있습니다.

동물과 동물 복지에 대한 제도와 인식은 이렇게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대형 야생 동물 보호 시설과 동물의 습성을 고려한 사육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집니다.

최인수 동물권 행동 카라 정책기획팀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좀 확충을 해줘야 되는 거고··· 동물의 평소 생태적 습성을 최대한 충족해 줄 수 있는 그런 사육 환경 마련이 돼야 한다는 거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형 야생 동물 안전 관리 강화와 함께 보호 대책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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