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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목에 피가 날 정도로 외쳤어요" 고령서 암사자 탈출···1시간 만에 사살


8월 14일 오전 7시 46분 고령서 발송된 재난 문자 "암사자 탈출 발생"
숲속에 웅크리고 있는 암사자 한 마리.

하루 전까지만 해도 경북 고령군의 사설 목장에서 사육되고 있던 사자입니다.

오전 7시 24분쯤, 이 사설 목장 우리에서 암사자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관리인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할 암사자가 사라진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겁니다.

목장 관계자는 "관리인이 (사자) 밥을 주고 청소하러 들어갔다가 문이 반대편에 열린 줄 모르고 그래서 아마 탈출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자는 새끼였을 때 목장으로 와 20년가량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색 1시간 만인 오전 8시 34분쯤 목장 주변에서 4~5m 떨어진 숲속에서 발견돼 결국 사살됐습니다.

강성구 고령소방서 현장대응단 현장지휘 2팀장 "사자가 그 (목장) 주변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엽사 두 분이 오셔서 사살했습니다."

사자가 탈출하자 고령군은 오전 7시 46분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금일 07:30분 경 덕곡면 야로 덕곡로 483-157 암사자 탈출 발생 인근 주민 등은 안전관리에 유의 바라며 발견 시 119에 신고 바랍니다."



직선거리 300여 미터 떨어진 야영장, 대피 소동
사자가 탈출한 목장과 직선거리로 불과 30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야영장이 있습니다.

이곳을 찾았던 70여 명의 야영객은 극심한 불안에 떨며 인근 면사무소 등으로 황급히 대피했습니다.

최재훈 부산 수영구 "여기 캠핑장 근처에 사자가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죠… 다 애들도 있고 한데, 개인 사유지에서 사자를 키울 수 있는지도 이상했고 이게 실화인가…"

유우석 인근 야영장 주인 "목에 피가 날 정도로 소리를 치고 다녔어요. 급해서 (대피) 방송을 느긋하게 앉아서 방송한다거나 할 여유가 없어서…"



국제멸종위기종 사자, 사설 목장서 키울 수 있나?
국제멸종위기종인 사자는 반입 전 야생동물보호 및 관리 법률에 따라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 사육할 수 있습니다.

해당 목장은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2015년 사자 사육 허가를 받았습니다.

사자는 지난 2008년 암컷과 수컷 한 마리씩 경북 봉화군에서 고령군으로 양도·양수 신고됐습니다.

수사자는 지난 2016년 폐사했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으로 옮겨져 전시되고 있습니다.

목장 주인은 2022년 8월 이 목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자를 함께 넘겨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목장 관계자 "누가 와서 뭐 법적으로 사살을 하든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저희들이 어떻게 하면 동물 학대가 되니까 그런 것도 법적으로…그래서 돈 들여서 사료 주고 먹이 주고 이렇게 보호하고 있는 차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환경 당국에 양도·양수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20살가량으로 추정되는 이 암사자의 정확한 나이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멸종위기종을 관리해야 하는 법령 시행 이전에 우리나라에 반입됐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예전 같은 경우에는 양도나 이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게 관리가 됐었던 적이 있데요. 예전에."

경찰은 목장 주인과 관리사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고령군의 이 사자 외에도 봉화군에서도 2019년 기준 사자 다섯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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