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력한 한파에 줄줄이 오른 전기와 가스 요금까지 이번 겨울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습니다.
최근 관리비나 난방비 고지서를 보면 '난방비 폭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1월분 비용이 나오는 다음달이 '진짜 폭탄이다', '더 두렵다' 는 말까지 나오면서 지자체들은 별도로 한시 지원책을 내놨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지역난방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진아 씨는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2022년 12월 4만 2천 원이었던 난방비가 17만 원 넘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강추위가 이어지며 난방 사용량이 평소보다 2.5배쯤 늘었는데 난방비는 사용량보다 더 많은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난방비 부담을 줄이려고, 난방 온수 사용량이 더디게 늘도록 밸브를 초 단위로 조절해 거의 잠그기 직전으로 조절해야 했습니다.
◀현장▶
"밸브로 엄청나게 오랫동안 조절을 하는 방식으로 손을 덜덜덜 떨면서 조절을 하는 거죠…"
온기가 느껴지지 않은 실내에서는 실내화와 두꺼운 옷을 입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진아 대구시 달서구▶
"(애들이) 커서 말로 이해시키고 옷을 좀 더 입으라고 하고 그러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전기도 함께 오른다고 하니까 전기장판마저도 그렇게 사용하지 못하고요."
공동주택관리스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난방비는 1년 사이 53.9% 올랐고, 전기 요금도 1년 전보다 16% 높았습니다.
같은 양을 써도 비용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데 한파까지 겹치다 보니 결국, 난방비를 줄일 수 있는 물품 구매가 늘었습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문풍지 같은 보수 용품이나 내복, 공기를 데워주는 가습기 판매가 1년 전 겨울보다 30~50%가량 늘었습니다.
◀정세영 대형마트 관계자 영업팀장▶
"(문풍지 같은 보수 용품) 매출 자체가 (겨울) 초입이 아닌 꾸준하게 지속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가전제품도) 효율 등급을 요즘 많이 체크하고 구매하시고요."
최근 추위가 조금 풀리는 게 그나마 위안이지만, 1월 사용분 고지서가 나오는 가구는 2월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큽니다.
12월보다 1월에 추운 날이 많아 사용도 그만큼 더 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저소득 취약계층에 난방비 지원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사각지대도 여전합니다.
결국 영천과 의성 등 경북 일부 지자체는 별도 예산을 편성해 차상위계층과 복지시설, 시설 농가 등 대상을 확대해 추가로 난방비를 2월 중 지급하는 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