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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폐암 비율 높은 학교 급식 종사자···산재 판정까지 산 넘어 산


◀앵커▶
대구의 학교 급식 종사자 건강 검진에서 폐암 의심 판정 비율이 높다는 보도 최근 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폐암 의심 판정이 실제 폐암으로 확진되면서 산업 재해 신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한 산업재해 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변예주 기자, 폐암 확진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2022년 대구교육청이 대구 학교급식실 종사자 2,019명을 대상으로 폐 CT 검진을 했는데요.

검사자 가운데 39.1%'인 790명이 '이상소견'이 나왔고, 이 가운데 13명이 폐암 의심 판정을 받았는데, 13명 중의 6명이 폐암으로 확진됐습니다.

6명 중 2명은 근로복지공단에 2022년 산업 재해 승인을 받았고, 4명은 산업 재해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앵커▶
산업 재해를 신청한 건 폐암 판정을 받은 게 일하다 생긴 직업병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기자▶
폐암 확진된 학교급식실 종사자들은 모두 급식실에서 일한 지 20년 안팎으로 폐암을 직업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튀김 요리를 할 때 많이 발생하는 '조리 흄'이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학교급식실에서 23년 동안 일하다 최근 폐암으로 확진된 김경순 조리원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경순(폐암 확진) 학교급식실 23년 근무▶
"너무나 충격이 컸습니다. 내가 왜 폐암에 걸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니 급식종사자들이 조리 과정에서 조리 흄을 흡입하면서 폐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던데 직업병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산업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역학조사 기간이 너무 길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요?

◀기자▶
산업재해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역학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 기간이 짧게는 3달, 길게는 1년 정도 걸리는 경우가 있어 산재 노동자들의 고통이 큰 상황입니다.

산재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치료비와 생계비를 먼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급식실에서 21년 근무하다 폐암 확진된 이순이 조리실무원입니다.

◀이순이(폐암 확진) 학교급식실 21년 근무▶
"병원비와 산재 신청에 드는 비용을 온전히 제 개인이 부담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큽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음도 너무 힘들어 우울증까지 와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역학조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노동계에서는 특정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직업병의 경우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역학조사를 생략하고  산재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며 학교급식 노동자에게도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경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장입니다.

◀정경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지부장▶
"2018년 고용노동부도 반복되는 직업병의 경우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역학조사를 생략하고 산재 판정을 신속히 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구교육청에 산재 전담 부서를 신설할 것과 폐암 확진자 및 이상소견자  치료비 지원과 생계 대책 마련, 대구 학교급식실 환기시설 TF 구성, 대구 학교급식실 조리실무원 1인당 식수 인원을 줄이고 적정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길어지는 역학조사로 산재 신청인과 가족이 가장 절실한 시기에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 당국의 신속한 대책 추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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