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중견 건설업체가 자금난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분양 계약을 맺은 5천여 가구가 피해를 보고 있는데요.
대구에도 분양 계약자 700여 명이 4년 가까이 고통을 참으면서 준공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실낱같은 희망조차도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인건설은 오피스텔과 상가를 결합한 '다인 로얄팰리스 동성로' 분양 계약자들에게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7곳을 통해 중도금 대출 1,150억 원을 일으켰습니다.
경남 양산 다인 로얄팰리스 물금 1·2차 분양 계약자들에게도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5곳을 통해 중도금 대출 1,300억 원을 받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다인건설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일부 건물들은 준공 예정일이 4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완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사 완공이 지연되면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을 일으킨 새마을금고에 대출금의 55%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
"비록 지금 이게 대출이 연체가 아닌 정상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고 여러 리스크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으니까 보수적으로 이 대출 채권을 평가해서…"
같은 처지에 놓인 대구와 부산의 새마을금고 10여 곳은 "이자 납부가 이뤄지고 있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지시는 부당하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대구지역 해당 새마을금고 관계자▶
"저희 같은 경우에는 올해 준공이 나고 다 정리를 해야 되는 입장이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까 만약 이게 안 되게 되면 피해가 더 크게 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새마을금고의 고객들이 예·적금을 인출하는 사례들이 속출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새마을금고의 자산 건전성은 우려할 만한 수준일까?
취재 결과, 대구와 양산에 있는 주상복합형 건물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대출을 한 대구지역 새마을금고는 모두 열 곳입니다.
이 가운데 두 곳은 대구와 경남 양산 양쪽에 중도금을 빌려줬습니다.
새마을금고 10곳의 중도금 대출 총액은 2,450억 원, 금고 한 곳당 평균 204억 원 정도 됩니다.
대구 전체 새마을금고 103곳의 자산은 22조 원 규모로 새마을금고 한 곳당 평균 자산은 2,157억 원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된 새마을금고들의 평균 대출 금액은 자산의 9.5%를 차지해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대출 규모가 예금자들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
"다인건설이라는 사업장에 대한 대출 때문에 해당 새마을금고들이 완전히 부실화돼서 고객 돈을 못 드린다거나 완전히 무슨 한다거나 (최악의 경우가 된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새마을금고에 맡긴 예·적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각 금고 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해 5천만 원까지 보호를 받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예·적금을 무분별하게 인출할 경우 이자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인건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분양 계약자들은 물론, 지역 여러 새마을금고들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