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중견 건설업체가 자금난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분양 계약을 맺은 5천여 가구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대구에도 분양 계약자 700여 명이 4년 가까이 고통을 참으면서 준공되기 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실낱같은 희망조차도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인건설이 짓고 있는 주상복합형 건물인 '다인로얄팰리스 동성로'의 공사 현장입니다.
710여 가구의 주거형 오피스텔과 100여 채의 상가로 이뤄진 이 건물은 2019년 4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4년 가까이 완공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난 2019년 1월부터 1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고, 이후에도 진척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양 계약자들이 대구지역 7개 새마을금고로부터 빌린 중도금 대출은 1,150억 원.
한 사람에 평균 1억 6,000여 만 원을 빚졌습니다.
준공 예정일이 지난 지 4년이 다 돼가지만 이들은 여전히 이자의 늪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다인로얄패리스 동성로 준공추진위원회 관계자▶
"준공도 안 됐지, 그러니까 생돈이 나가고 있는 상태니까 사람들(분양 계약자들)이 지금 나는 파산한다, 파산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전화 온 사람들이 많아요."
다인건설은 지난 2014년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장점을 접목한 '아파텔' 개념을 도입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19년 국내 도급 순위 66위까지 올라간 중견 건설업체입니다.
하지만 대구와 울산, 양산 등 전국적으로 문어발식으로 사업장을 넓히는 바람에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됐고 이 때문에 전국 5,000여 분양 계약자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다인건설의 오동석 회장이 사기 분양 혐의로 구속됐다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법원에 호소해 2022년 5월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지만 공사는 좀처럼 진척이 없습니다.
◀다인건설 관계자▶
"공사는 조금씩 하고 있는데 준공하기까지 완벽하게 확 자금이 투입이 안 되니까... 그런 상황이죠. 지금 공사가 아시다시피 공사 자잿값도 너무 오르고 해서…"
"문제는 다인건설 측이 공사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자금 부족 현상이 극심해 언제 준공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 사태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구와 부산 등의 새마을금고 10여 곳들이 분양 계약자들에게 빌려준 수천억 원에 대해 정상 회수가 힘들다고 보고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분양 계약자들은 대출금을 바로 상환해야 하고, 현재 95%인 공정률을 높여 주상복합 건물을 완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희망은 물거품이 됩니다.
◀다인로얄패리스 동성로 준공추진위원회 관계자▶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어떻게든지 우리가 준공을 해 볼테니 6개월까지 안 가고 어떻게 하려고 우리도 잔금을 내고 어떻게 하든지 협의를 해 볼 테니…"
대구지역과 부산지역 새마을금고 10여 곳은 현재 대출금에 대한 이자 상환이 이뤄지고 있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결정은 부당하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