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견 건설업체인 다인건설이 자금난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 공사를 중단해 전국적으로 분양 계약을 맺은 5천여 가구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대구에도 대략 700명의 분양 계약자가 4년 가까이 고통을 참으면서 준공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런 실낱같은 희망조차도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심병철 기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다인건설은 2016년, 710여 가구의 주거형 오피스텔과 100여 채의 상가로 이뤄진 '다인 로얄팰리스 동성로'를 분양했습니다.
대구시 중구 옛 금호 호텔 터에 들어서는 이 건물은 2019년 4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완공이 되지 않고 있는데요.
다인건설의 자금난으로 2019년 1월부터 1년간 공사가 중단되는 등 진척이 없기 때문입니다.
분양 계약자들은 대구지역 7개 새마을금고에서 중도금 대출로 1,150억 원을 빌려 1인당 평균 1억 6천여 만 원을 빚졌습니다.
준공 예정일을 4년 가까이 넘겼지만, 이들은 여전히 이자의 늪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다인 로얄팰리스 동성로 준공추진위원회 관계자인터뷰 들어보시죠.
◀다인 로얄패리스 동성로 준공추진위원회 관계자▶
"준공도 안 됐지, 그러니까 생돈이 나가고 있는 상태니까 사람들(분양 계약자들)이 지금 나는 파산한다, 파산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전화 온 사람들이 많아요."
다인건설은 2014년,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장점을 접목한 '아파텔' 개념을 도입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19년 국내 도급 순위 66위까지 올라간 중견 건설업체입니다.
하지만 대구와 울산, 양산 등 전국적으로 문어발식으로 사업장을 넓히는 바람에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됐고 분양 계약을 맺은 5천여 가구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다인건설의 오동석 회장이 사기 분양 혐의로 구속됐다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법원에 호소해 2022년 5월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지만, 공사는 좀처럼 진척이 없습니다.
다인건설 관계자의 해명입니다.
◀다인건설 관계자▶
"공사는 조금씩 하고 있는데 준공하기까지 완벽하게 확 자금이 투입이 안 되니까 그런 상황이죠. 지금 공사가 아시다시피 공사 자잿값도 너무 오르고 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구와 부산 등의 새마을금고 10여 곳들이 다인건설에 빌려준 수천억 원의 대출금에 대해 정상 회수가 힘들다고 보고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의 말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
" 비록 지금 이게 대출이 연체가 아닌 정상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고 여러 리스크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으니까 보수적으로 이 대출 채권을 평가해서…'
이렇게 되면 분양 계약자들은 대출금을 바로 상환하는 것은 물론 현재 95%인 공정률을 높여 주상복합 건물을 완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희망은 물거품이 됩니다.
◀앵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새마을금고로 불똥이 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손충당금을 쌓으라는 지시에 똑같은 처지에 놓인 대구와 부산의 새마을금고 10여 곳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자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지시가 부당하다면서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냈습니다.
대구지역 해당 새마을금고 관계자의 말입니다.
◀대구지역 해당 새마을금고 관계자▶
"저희 같은 경우에는 올해 준공이 나고 다 정리를 해야 되는 입장이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까 만약 이게 안 되게 되면 피해가 더 크게 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돈을 인출하는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새마을 금고 고객 걱정은 해당 새마을금고들의 자산 건전성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래서 취재진이 관계자들을 상대로 취재했는데요.
취재 결과 대구와 양산에 있는 주상복합형 건물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대출을 한 대구지역 새마을금고는 모두 열 곳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곳은 양쪽 다 중도금 대출을 해 줬습니다.
중도금 대출 총액은 2,450억 원으로 한 곳에 평균 204억 원 정도 됩니다.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103곳의 자산이 약 22조 원으로 새마을금고 한 곳의 평균 자산은 2,157억 원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된 새마을금고들의 평균 대출 금액은 자산의 9.5%를 차지해 작지 않은 규모인데요.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예금자들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
"다인건설이라는 사업장에 대한 대출 때문에 해당 새마을금고들이 완전히 부실화돼서 고객 돈을 못 드린다거나 완전히 무슨 한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새마을금고에 맡긴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각 금고 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해 5천만 원까지 보호를 받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예금을 무분별하게 인출할 경우 이자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주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 해당 새마을금고, 분양 계약자 등이 모여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모였지만 뚜렷한 해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다인건설 공사 중단 사태 해결은 결국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당사자들 간의 양보와 타협을 끌어내 빠른 시일 안에 준공하는 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