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2년 3월 울진 산불로 180여 세대 이재민들이 임시 조립 주택에서 생활해 왔는데, 1년이 지나도록 새집을 지은 이재민은 17세대에 불과합니다.
고령의 이재민들이 많고 건축 자재비도 급등했기 때문인데, 가뜩이나 인구가 없는 농촌 마을이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2년 3월 대형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했던 울진군 북면 사계리.
산간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주택 18채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1년이 지나 다시 찾았지만, 새로 지은 주택은 한 채 밖에 없습니다.
울진군 전체 이재민 181세대 가운데 주택 신축을 마친 이재민은 17세대에 불과하고, 현재 건축을 진행 중인 이재민까지 합쳐도 50%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고령의 이재민들이 주택 신축을 꺼리거나, 임시 주택 생활에 만족하는 경우 많아, 불에 탄 마을이 공동화되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수남 울진군 북면 사계리 이장▶
"대부분이 이제 연세 드신 분들이다 보니까 집을 잘 안지으려 그래요. 새로 들어와야 어차피 저희 마을이 조성이 되는 거니까 그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이제 또 예산 문제라든가…"
또 급등한 건축 자재 비용도 이재민들의 주택 신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울진군은 집을 짓지 못한 160여 세대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 조립 주택 지원 기간을 1년 더 연장한 뒤, 희망자에게 임시주택을 우선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경순 울진군 이재민 복귀 지원 TF팀장▶
"전체는 164세대 지금 연장할 계획입니다. 여기에서 이제 (계속) 살려고 하는 이재민들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추후에 여기에 대해서 (1년 뒤) 매각 예정도 있습니다."
산불로 불탄 주택이 복구되지 않은 채 공터로 남으면서 산간 마을의 공동화 현상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 취재 박주원,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