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에서 의료 환경이 가장 열악한 지역, 경상북도입니다.
병원이 부족한 건 이미 알려져 있는데요.
심야에 이용할 수 있는 약국 역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파도 갈 병원이 없고, 야간에는 약조차 구입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경상북도는 2022년 7월부터 매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문을 여는 공공 심야약국 시범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의료 취약 시간대에도 약을 구입하고 약사와 상담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시행 2년이 다 돼가는 가운데 현재 경북에서 운영 중인 심야약국은 5개 시·군에 약국은 8개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7개 시·군에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대구는 6개 구에서 10곳이 심야약국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동구와 달성군, 군위군에는 없습니다.
구·군 간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대구는 2013년부터 10년 넘게 운영하며 그나마 참여 약국이 늘었지만, 지역 간 거리가 먼 경북은 참여 약국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심야약국은 밤늦은 시간이나 공휴일에 의약품 구매 불편을 줄이고 오남용을 방지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운영 인건비는 대구의 경우 시와 구·군이 절반씩 부담하고 있는데 시범운영 중인 경북은 전액 국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은숙 경상북도 복지건강국 식품의약팀장▶
"아무래도 인구가 적은 지역이라든가 사실 아주 오지 같은 데는 필요하지만서도 활성화되지 못하는 부분은…보건복지부에서 얼마나 많은 국비 예산을 수반하느냐에 따라서 규모가 정해질 것 같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국비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치단체마다 관련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해야 의료 취약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경상북도는 22개 지자체 중에 조례가 제정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걸로 지금 파악되거든요. 의료 사각지대 문제에 전혀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거나 의지가 없었거나 하는 부분들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공공심야약국은 국무조정실이 2023년 11월 실시한 현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민생 규제 혁신 대표 사례 국민투표에서 국민이 뽑은 최고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경북은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이수현)